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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테일러 공장 EUV '몸풀기'...설치인력 채용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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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법인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 추진 현황과 사진을 공개했다. 170억달러(약 21조원)가 투자되는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은 현재 땅 고르기 작업이 거의 완료됐으며 내부 도로 및 주차장 포장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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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 핵심 장비를 반입하기 위한 사전 준비에 나섰다. 저조한 수율과 수주 어려움 등으로 공장 가동이 지연되면서 한국에서 파견한 직원들이 최근 상당수 철수한 가운데, 현지 기술인력 중심으로 진용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20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근무할 ASML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설치 엔지니어 채용을 시작했다. 새로 뽑는 엔지니어는 새로 건설되는 공장에 ASML이 공급하는 신규 EUV 스캐너 및 보조 장비를 설치하고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새 장비 설치를 위해 ASML과 일일/주간 회의를 진행하고, ASML 장비 관련 하드웨어 오류, 결함, 품질 및 수율 문제를 조사하고, 문제 해결 및 기술적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 내 EUV 등 최첨단 포토리소그래피 장비의 설치 및 검증 등을 전담할 부서를 강화하고,연중무휴 24시간 근무 체제로 가동할 계획이다. 이번에 뽑는 정규직 풀타임 엔지니어의 근무시간은 매일 오전 7시15분부터이며, 매일 근무 중 4시간은 방진복을 입고 클린룸에 들어간다. 사업 상황에 따라 주말 근무 및 2교대, 야간 근무도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EUV 설치 엔지니어의 연봉 등 보수에 대해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인공지능(AI) 시대 본격화로 반도체 초미세 공정이 중요해지면서 최첨단 노광장비인 EUV의 활용은 반도체 업계의 핵심 경쟁력으로 급부상했다. 노광장비는 레이저 광원으로 반도체 기판인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겨넣는 장비다.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더욱 미세하고 정확한 모양의 회로를 그릴 수 있는데, EUV는 기존 불화아르곤(ArF) 광원의 10분의1 미만 수준인 13.5나노미터의 파장을 사용한다.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 노광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EUV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자, 네덜란드 정부는 2019년부터 ASML 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미국은 ASML이 중국에 EUV 장비 공급 뿐 아니라 기존에 판매된 장비의 유지, 보수 서비스도 중단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1나노미터(nm)대 반도체 구현을 위한 경쟁도 시작됐다. 대만언론 등에 따르면,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는 이달 말 하이NA(뉴매리컬애퍼처) EUV 노광장비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NA EUV는 빛의 집광 능력을 의미하는 렌즈 개구수(NA)를 기존 0.33에서 0.55로 끌어올린 차세대 장비로, 미세공정 '마의 벽'인 2나노 아래의 초미세 반도체 회로를 구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인텔은 지난 4월 미국 오리건주 연구개발(R&D) 센터에 전세계 반도체 업계 최초로 하이NA EUV를 도입했다. 삼성전자도 ASML에 하이NA EUV 장비를 발주했지만, 아직 제공받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2027년 하이 NA EUV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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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2022년 6월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ASML 본사에서 피터 베닝크 ASML CEO(최고경영자), 마틴 반 덴 브링크 ASML CTO(최고기술책임자) 등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는 경계현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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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가 2022년 착공한 테일러 공장은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확실한 1등을 하겠다"고 선언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기지 중 하나다. 삼성전자가 1998년 텍사스 오스틴에 첫 미국 파운드리 공장을 완공한 이후 20여년 만에 결정한 초대형 미국 투자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미국 반도체에만 450억달러(약 62조원)을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테일러 공장 가동은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건설 중인 테일러 공장 가동 시점을 올해 말에서 2026년으로 늦췄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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