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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북 외무상, 브릭스 포럼 연설…‘러·중 주도’ 협의체와 협력 확장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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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1월16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에게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러시아 외무성 제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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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제1차 브릭스(BRICS) 여성포럼에 참석해 연설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가운데, 북한이 서방에 맞서서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와의 협력을 넓히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선희 외무상은 지난 18∼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4회 유라시아 여성포럼과 제1차 브릭스(BRICS) 여성포럼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최 외무상은 유라시아 여성포럼에서 ‘21세기의 외교와 지정학: 세계적인 과업 해결에 대한 여성들의 관점’이란 주제로 열린 모임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미국과 미국을 추종하는 일부 나라들의 배타적인 동맹 추구정책으로 긴장 격화와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보다 엄중한 위험계선으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1세기가 직면한 지정학적 위기를 끝내려면 “자주와 정의에 기초한 다극화된 세계”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할 때는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안전 이익을 체계적으로 유린해왔기 때문에 전쟁이 발발했다’는 러시아의 논리를 되풀이하면서 러시아의 “정의의 성전”을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선희 외무상은 제1차 브릭스 여성포럼에서 ‘미래의 브릭스:협조전망’이란 주제로 개최된 전략회의에도 참가해 이번 행사가 자주, 평화, 정의를 지향하는 모든 민족, 국가 간 친선과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여성의 역할을 제고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는 북한과 러시아가 긴밀히 협력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여름 이후 북한의 브릭스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20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최선희 외무상의 브릭스 여성포럼 참석에 앞서 지난 6월에는 북한 체육성 대표단이 러시아 타타르스탄 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플러스(+) 체육상 회의에 참가했다.



38노스는 북한이 브릭스에 접근하는 것과 관련해,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하고 국제·지역 기구 가입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한 점에 주목했다. 북한이 당시 공개한 조약 전문을 보면 제7조에는 “쌍방은 호상성에 기초하여 매 일방이 해당한 국제 및 지역 기구들에 가입하는 것을 협조하며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러시아가 북한이 지역, 국제 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38노스는 최선희 외무상의 브릭스 여성포럼 참석 등이 “안보 관련 행사는 아니지만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 한 해 동안 지역, 국제적 수준에서 새로운 안보 역학을 구축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왔기 때문에 북한의 참여 자체가 중요한 첫 단계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브릭스(BRICS)는 러시아와 중국이 주요 7개국(G7)과 같은 서방의 경제 협의체에 대항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개발도상국 중심의 협력체다. 올해는 러시아가 의장국을 맡고 있다. 2006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이 창설했고,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다. 지난해 이집트, 이란,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 등 신규 회원국 가입을 승인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이 브릭스 가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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