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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초동시각]국장 떠나는 개미와 금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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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24일 금투세 관련 정책 토론회 개최

내년 1월 금투세 시행 앞두고 혼란 가중

개미들, 금투세 등 불확실성에 국내 증시서 등돌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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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투자자들의 시선이 정치권에 집중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때문이다. 입법의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은 24일 금투세와 관련해 공개 토론회를 개최하고 정책의원총회를 거쳐 당론을 결정할 계획이다. 토론회는 각 5명으로 구성된 '유예팀'과 '시행팀'으로 나눠 진행된다.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시행팀은 시행하되 보완책을 마련하자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예팀에서는 증시 상황이 나아진 후 시행해도 늦지 않으니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펀드 등 금융투자에서 발생한 소득 중 5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22%에서 27.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당초 2020년 여야 합의로 관련 법안이 통과돼 지난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부진한 증시 상황과 개인투자자들의 반발 등으로 시행이 내년 1월로 2년간 유예됐었다. 유예 시한이 몇 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시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금투세를 둘러싼 논란과 대립은 이미 본 적이 있는 듯하다. 3년 전 유예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유예 여부를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다 시행을 불과 열흘 앞두고 유예가 결정됐다. 이번에도 같은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를 '재명세'라고 부르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개인투자자 단체는 금투세 반대 촛불집회에 나섰다. 또한 3년 전 유예 당시에도 부진한 증시 상황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는데 현재 증시도 박스권에 갇힌 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금투세 시행을 3년 정도 유예해 증시 개혁과 부양의 검증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했는데 만약 금투세가 이번에 3년 정도 유예되는 것으로 결정이 난다면 3년 뒤에 현재와 같은 혼란이 재점화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무엇보다 문제는 금투세의 시행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채 여야의 공방이 지속되면서 증시에는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취약한 증시에 계속 악재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는 올 들어 2.3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S&P500와 나스닥은 각각 19% 이상 올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3% 가까이 상승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7%, 대만 가권지수는 23% 각각 올랐다. 주요국 증시가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하는 동안 코스피는 나홀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렇다 보니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자조적인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증시는 희망이 없으니 얼른 탈출해 미국 주식으로 넘어가는 게 낫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월 19조원대에서 이달에는 16조원대까지 떨어졌다. 반면 해외 투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273억달러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22.2%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점차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에서 금투세마저 증시를 억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24일 정책 토론회를 통해 현재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송화정 증권자본시장부 차장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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