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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올 4분기 전기요금 동결...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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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한국전력이 4분기 전기요금을 일단 동결했다. 하지만 정부가 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서 연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 협력업체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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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분기(10~12월분) 전기료가 오르지 않게 됐다. 다만 정부가 한국전력의 재무 위기를 고려해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연내 인상 가능성은 여전하다.

한전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받아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23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최근 3개월의 단기 에너지 가격 흐름을 적기에 반영하기 위한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되는 게 매 분기에 앞서 결정되는 연료비조정단가다. 연료비조정요금은 연료비조정단가에 전기 사용량을 곱해 계산된다.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는데, ‘㎾h당 +5원’ 기조는 2022년 3분기 이후 10개 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4분기 연료비조정요금을 동결했고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 나머지 요금도 별도로 인상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4분기 전기요금은 일단 오르지 않게 된다.

최근 3개월간의 연료비 가격 동향을 반영했을 때 한전은 4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해야 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 재무 상황이 위기 수준으로 심각하고, 전기요금에서 가장 큰 부분인 전력량요금의 미조정액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한전이 이번 분기도 연료비조정단가를 ㎾h당 +5원으로 유지하라고 통보했다.

한전의 재무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위기를 전후로 한 2021∼2023년 43조 원대의 누적 적자를 안았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와중에도 정부가 선거를 의식해 전기를 헐값에 공급해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202조9900억원이다. 지난해 말(202조4500억원)보다 4400억원가량 늘었다. 연간 4조원이 넘는 이자가 발생하면서 흑자를 내도 빚이 늘어나는 악순환에 빠져 있고, 올해 상반기 이자 비용으로만 2조2000억원이 나갔다.

한전은 지난 6월 발표된 2023년 경영평가에서 재무 상황이 개선된 점을 높게 평가받아 B등급(양호)을 받긴 했지만, 최근 5년간 C등급(보통)~D등급(미흡)에 머물렀다.

정부는 재무건전성이 바닥에 떨어진 한전 상황을 고려해 전기요금 현실화 차원의 인상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전기요금은 약 40% 올랐다. 하지만 물가 상승과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당초 제시한 수준까지 요금을 올리지는 못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달 28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연내 전기요금 인상을 하지 못해도)우선 연말까지 버틸 수는 있다. 하지만 문제는 2027년 말이면 사채 발행 계수를 2배로 줄여야 한다”라며 “그때까지 누적 적자를 해소하지 않으면 그때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생긴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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