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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美 “커넥티드카에 중국·러시아 소프트웨어, 부품 금지…국가 안보 위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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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에 상무장관·안보보좌관·경제위원장 총출동

“中 자동차 기술 미 국가·안보에 새로운 위협…경제·무역 아닌 안보 차원 조치”

“우리는 中플레이북 안다…미리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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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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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27년부터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커텍티드카(인터넷에 연결된 차량)의 중국·러시아산 소프트웨어 사용을 금지한다고 23일 발표했다. 당초 미 정부는 중국 소프트웨어 사용만 금지할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왔지만 이날 발표엔 러시아 제품도 포함됐다. 중·러 등 미국의 적성 국가들이 미국의 주요 시설·인프라뿐 아니라 개별 소비자들의 스마트 기기를 해킹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일반 미국인들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차량 해킹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스마트카’라고도 불리는 커넥티드 차량은 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돼 실시간으로 통신하며 자율 주행, 운전 보조 시스템 기능 등을 제공한다. 자동차와 IT(정보기술)를 결합해 자동차가 일종의 달리는 스마트 기기가 된다는 개념이다. 스마트폰이나 각종 웨어러블(착용형) 기기 등과 연동해 뉴스, 날씨,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미 정부는 그간 수천 개와 반도체가 장착돼 있는 커넥티드 차량이 중·러 프로그램을 통해 해킹될 경우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리라 판단하고 제재를 준비해왔다.

미국의 대외 경제 규제 실무를 담당하는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중국·러시아산 소프트웨어 사용이 2027년형 차량부터 금지된다고 발표했다. 중국·러시아산 하드웨어 부품 사용 금지는 2029년 1월 시행하거나 2030년형 차량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는 향후 30일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들은 뒤 최종안을 확정할 전망이다.

◇”중국의 계획 안다…미리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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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크 설리번(왼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2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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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부가 주재한 이날 브리핑엔 이례적으로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물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총출동했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가안보 문제에서 대중(對中) 및 대러 견제 수위를 대폭 높인 모양새다.

러몬도 장관은 “(이날 조치는) 커넥티드 차량이 국가와 미국 국민에게 가하는 국가 안보 위협, 즉 매우 실질적인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무역이나 경제적 이득에 관한 것이 아니다. 엄격하게 국가 안보를 위한 조치”라고 했다. 이어 “좋은 소식은 현재 우리(미국) 도로엔 중국이나 러시아 자동차가 많지 않다는 것”이라면서도 “유럽에서 본 사례는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유럽과 세계 다른 지역에서 중국은 비(非)시장적 관행을 통해 자국 자동차 수를 빠르게 늘려왔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의 플레이북(계획)을 알고 있다. 그들은 보조금을 지급해 자국 자동차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도로가 중국 자동차로 가득 차고 위험이 극도로 커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해 미국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 안보 위협을 억제할 예정”이라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이미 중국이 교란 및 방해 행위를 목적으로 미국의 주요 인프라에 악성 코드를 심고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발견했다”며 “특히 (전기차) 충전소, 스마트 도로 등 주요 인프라에 커넥티드 차량이 점점 더 많이 통합됨에 따라, (악성 해킹 등을 통한) 중국의 교란 위험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중·러는 미국의 송유관이나 수도 시설 마비 등을 목표로 한 해킹 시도 수위를 최근 들어 급격히 높이고 있다.

설리번은 이에 대해 “중국 등은 커넥티드 차량을 통해 운전자와 승객의 민감한 개인 데이터, 지리적 위치 데이터, 오디오 및 비디오 녹화, 기타 생활 패턴 분석 등을 수집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인들의 개인 보안에 지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해외 시장에 그들의 자동차와 차량 기술을 밀어넣음으로써 미국의 국가 안보에 새로운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이번 행정부는 미국의 자동차 공급망이 외국의 위협으로부터 탄력적이고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미 정부 발표로 중국산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큰 자동차 산업 공급망의 변환이 예상된다. 한국 완성차 업계도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서는 공급망을 변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그간 미국의 ‘제재 예고’에 2년 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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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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