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작업 위주서 군사대응 첫 경고
‘중사상자 발생시 원점 타격’ 관측
北, 5월부터 22차례 5500개 날려
인천공항 이착륙 두 차례 중단도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 시내 상공에서 오물풍선이 터지는 모습. 이번 오물풍선 부양은 북한이 5월 28일 1차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이후 22번째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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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23일 북한의 오물풍선으로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올해 5월 말부터 대남 오물풍선 테러에 나선 이후 군이 군사적 대응을 경고한 것은 처음이다.
대남 오물풍선 테러가 4개월째 지속되고, 최근 전국 각지에서 풍선에 부착된 발열 타이머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와 부상 사례가 잇따르자 군이 대북 ‘통첩성 경고장’을 날린 것. 군은 지금까지 북한의 오물풍선 테러를 ‘남남갈등’을 노린 저열한 도발로 규정하고 낙하 후 수거 작업에 주력했다. 하지만 실질적 피해가 속출하고, 국민적 우려가 확산되자 공세적 대응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 공지를 통해 “북한의 쓰레기풍선 살포 행위가 장기화되면서 일부에서는 공중 격추 등 군의 물리적 대응을 요구하고 있으나 공중격추로 인해 예상치 못한 위해 물질이 확산될 경우 우리 국민의 안전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낙하 즉시 안전대책을 강구한 가운데 수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가 발생하거나 선을 넘었다고 판단될 경우 단호한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단호한 군사적 조치’에 대해서는 “세부 내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북한에 ‘대응 카드’를 사전에 노출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또 ‘오물풍선으로 인한 화재나 낙하물 때문에 (우리 국민이) 사망할 경우 선을 넘었다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의에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대남 오물풍선 테러로 중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부양 원점’ 인근에 경고사격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부양 원점을 조준 타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군은 무인정찰기 등 각종 감시장비로 북한의 오물풍선 부양 원점을 실시간으로 추적 감시하고 있다. 북한이 ‘마지노선’을 넘으면 언제든 도발 원점에 대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국민 생명에 중대한 위해가 현실화하면 교전규칙에 따라 휴전선을 넘어 도발 원점 응징과 같은 군사적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군은 북한의 오물풍선 테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사안의 중대성에 따른 단계별 군사적 대응 조치를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22일 저녁∼23일 오전까지 북한이 120여 개의 쓰레기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고, 이 가운데 30여 개가 서울과 경기도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오물풍선이 인천국제공항 인근 상공으로 날아들어 이날 오전 두 차례에 걸쳐 이착륙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5월 28일부터 이번까지 총 22차례에 걸쳐 5500여 개의 쓰레기풍선을 부양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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