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가 실패를 예상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암살하는 이에게 2억원의 포상금을 주겠다는 편지를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23일(현지시간) 미국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문건에 따르면 용의자인 라이언 라우스는 사건 몇 달 전 한 민간인의 자택에 상자를 두고 갔다.

트럼프 암살시도범 법정 스케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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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민간인은 지난 15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암살 시도로 라우스가 체포된 이후 상자를 열었다. 상자에는 탄약, 쇠 파이프, 건축 자재, 도구, 휴대폰 4개, 다양한 편지 등이 들어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라우스가 쓴 한 편지는 수신인을 "세계"로 했다. 편지에는 "이것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암살 시도였지만 난 여러분을 실망하게 했다. 난 내 최선을 다했고 내가 낼 수 있는 용기를 최대로 발휘했다. 이제 여러분이 일을 끝내야 한다. 난 누구든 일을 마무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 15만달러(약 2억원)를 주겠다"고 적혀 있었다.

트럼프 암살시도 용의자가 남긴 편지.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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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디스포토 미 연방 검사보는 이 편지가 라우스의 의도에 대한 상당한 증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라우스가 사건 당시 골프장에서 발포하지 않아 암살로 기소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편지가 암살 시도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라우스는 현재 암살 미수가 아닌 유죄 선고를 받은 중죄인에게 금지된 총기 소지 및 일련번호를 지운 총기 소지 등 2건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라우스를 구금하기 위한 조치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법무부가 명백한 암살 시도를 잘못 처리하고 축소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사건 당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골프장 5번 홀과 6번 홀 사이에 있었는데 검찰은 라우스가 은닉한 장소가 6번 홀을 직선으로 바라보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덤불 사이로 소총이 튀어나온 것을 본 시크릿 서비스 요원이 총격을 가하며 발각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암살 미수 혐의를 받고 있는 라이언 라우스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행렬이 구금 심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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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우스가 현장에서 달아나면서 두고 간 SKS 반자동 소총에는 총알 11발이 담겨있었고, 약실에 한 발이 장전돼 있었다. 소총에 붙은 테이프에서 라우스의 지문이 검출됐다. 그가 두고 간 가방에는 방탄복에 쓰이는 세라믹 판이 있었는데 시험 결과 소화기 사격을 막을 수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은 라우스의 차량에서 휴대전화 6개를 발견했다. 휴대전화 기록 조회 결과 라우스는 사건 지난 8월 14일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에서 골프장이 있는 웨스트팜비치로 이동했다. 휴대전화 신호 기록을 통해 8월 18일부터 암살 시도가 있었던 9월 15일까지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과 마러라고 자택 인근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휴대폰에서는 팜비치카운티에서 멕시코로 가는 길을 구글로 검색한 기록이 나왔다. 차량에는 여권도 발견됐다. 또 올해 8, 9,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했거나 참석이 예상되는 장소와 날짜를 적은 노트도 나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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