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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착륙하던 보잉 787, 15m 상공서 돌연 GPS 꺼져 다시 이륙 ‘아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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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드론·미사일 잡기위한 GPS 교란 급증... 민간 항공기 하늘길도 위험”

조선일보

아메리칸 항공 자료 사진. /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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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서 상대방의 통신 네트워크를 교란하기 위해 보내는 방해 전파가 민간 항공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민간 항공기에 GPS 교란(spoofing·스푸핑)이 발생한 사례는 1년전쯤부터 나타나더니 최근 6개월 들어 급증했다. SkAI 데이터 서비스(SkAI Data Services)와 취리히 응용과학대학이 분석한 결과, GPS 교란의 영향을 받는 항공편은 지난 2월 하루 수십 편에 머물렀으나 8월에는 1100편 이상으로 늘었다.

드론, 미사일을 막기 위해 상대방의 네트워크에 보내는 가짜 신호가 분쟁 지역을 넘어 민간 항공기에까지 영향을 미치자 큰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GPS에 비행경로가 잘못 지정되거나 시계가 이전 시간으로 재설정되고, 잘못된 경고가 발령됐다는 사례들이 보고됐다.

작년 9월에는 개인 전용기가 GPS 교란으로 방향을 잘못 잡아 허가 없이 적대국인 이란 영공으로 진입할 뻔한 일이 있었다. 올 7월에는 사이프러스에서 출발한 에어버스 A320의 조종석 전자 지도가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안내하기도 했다. 착륙을 시도하던 보잉 787기종은 GPS 신호가 꺼져 지상에서 50피트(약 15m) 상공에서 착륙을 포기하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 항공당국에 따르면 GPS 교란으로 일부 항공편 운항에 차질을 빚었으나 아직 큰 사고는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여객기는 GPS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조종석 시스템에 잘못된 정보가 유입되면 비행 중 몇 분 또는 비행 전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조종사들도 잠재적 GPS 교란을 식별하고 비상시 GPS를 사용하지 않고 운항하는 법을 배우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메리칸 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은 가짜 GPS 신호를 받았을 때 조종석의 회로차단기를 재설정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가짜 GPS 신호와 경고로 인해 운항 중인 조종사의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위성항법 수석 과학자인 켄 알렉산더는 “우리가 직면한 이런 문제로 조종사의 업무가 늘어나고 여기에 비상사태까지 겹친다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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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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