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0일(현지시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글로벌 AI 서밋에 참석한 팀네이버. 왼쪽부터 에삼 알와가이트 사우디 NIC(국가정보센터) 디렉터, 이해진 네이버 GIO, 최수연 네이버 대표, 압둘라 알감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장,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네이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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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협력을 발판 삼아 중동 진출에 속도를 낸다. 글로벌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고 각 나라의 언어·문화를 이해하는 '소버린 인공지능(AI)'을 내세워 한국 AI 기술 수출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올해 안으로 사우디 리야드에 중동 총괄 법인(가칭 NAVER Arabia)을 세우겠다고 23일 밝혔다. 이를 위해 사우디 정부가 글로벌 기업들에 제공하는 지역본부유치정책(RHQ·Regional Headquarter) 프로그램에 참여해 첨단 기술 분야 대규모 국책 과제들에 협력할 계획이다. 초대 법인장으로는 중동 사업을 이끌어온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가 유력하다.
네이버가 지금까지 사우디와 함께 진행한 개별 사업 단위별 조인트벤처(JV·Joint Venture) 설립도 함께 추진한다. 네이버가 사우디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의 파트너로 참여 중인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MOMAH)와 국립주택공사(NHC) 등과 함께 JV를 구성하는 방식이다.
네이버 '중동 드림' 본격 실현… 스타트업 진출 교두보 마련
올해 5월 네이버 1784에 방문한 압둘라 알감디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 청장 일행이 디지털 트윈 기반의 AR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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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오랜 시간 공들여온 네이버의 '중동 드림(Dream)'이 무르익은 모습이다. 네이버는 2022년 11월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끈 네옴시티 수주지원단(원팀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한 후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해 특히 사우디와의 디지털전환(DX) 분야 협력에 힘써왔다. 지난해에는 1억 달러(약 1,335억 원) 규모의 사우디 디지털 트윈 사업도 수주했다. 특히 네이버는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과 AI 분야 협력을 위한 협약도 최근 맺었다. 아랍어 버전의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네이버는 소버린 AI 전략이 앞으로도 중동 지역에서 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 국가들이 소버린 AI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동은 석유 이후 미래 산업으로 AI 분야를 점찍었으나 AI 패권국인 미국과 긴장 관계여서 운신의 폭이 좁다. 미국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사우디, UAE, 카타르 등 일부 국가에도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 수출 승인을 미루는 등 견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국어 바탕의 LLM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네이버의 AI 기술력이 중동 시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것.
네이버의 중동 진출이 본격화하면 국내 AI 스타트업들의 중동 시장 공략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가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과 AI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 측은 "디지털 트윈에 이어 소버린 AI 구축에 있어서도 사우디와 본격적인 협력이 시작된 만큼 네이버의 기술이 중동 지역에서 글로벌 외연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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