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오른쪽은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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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계모임만도 못하다.”(강유정 의원)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선발하지 않았다.”(정몽규 축구협회장)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이뤄진 대한축구협회 현안 질의에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 대한 의원들과 대한축구협회의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이날 대표팀 감독 선임 업무의 전권을 기존의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이임생 기술이사에게 넘긴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정몽규 회장에게, “기술발전 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겸임해도 되는가?”라고 물은 뒤, “그것은 정관위반이다.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질타했다.

강 위원은 “홍명보 감독 선임 이후에 열린 이사회 안건, 결정 사안 어디에도 이임생 이사에게 전력강화위 업무를 위임한다는 내용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도 정 회장을 향해 “회장이 무슨 자격으로 전권 위임을 하나? 김정배 축구협회 상근 부회장도 (1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는) 자격이 없는 불법 회의였다고 얘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정몽규 회장은 “관행상 보안상의 이유로 선임한 뒤에 이사회 의결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강유정 의원은 “이사회의 어디에도 기록이 없다. 위증이다”라고 반박했다.

정몽규 회장은 앞서 이날 회의 전 의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감독 선임 협상 과정을 그때그때 상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은 음모를 꾸미거나 실상을 감추기 위해서가 아니다.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 “선임 과정에 문제가 제기된 것은 한국 축구에 꼭 필요한 감독을 찾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이날 “홍 감독이 (감독 후보로) 최다 추천을 받은 건 아니지 않나. 최다라는 건 한 명을 말하는 것이다. 홍 감독을 염두에 두고 한 과정이 아니라면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9월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박주호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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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은 “(정 회장에게) 2명이 같은 7표로 받아 동표가 나왔고, 홍명보 감독을 우선 추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몽규 회장은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옛) 두 분은 어떻게 면담했는지 (정해성 위원장께) 여쭤보니까, ‘화상으로 면담했다’는 답변이 와서 ‘(이전 후보였던) 마쉬, 카사스 감독은 직접 가서 만나보셨으니 홍 감독을 정하더라도 3명을 공평하게 보고 추천을 결정하시면 어떻겠냐’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해성 위원장은 돌연 사임했고, 대신 이임생 기술이사가 감독 선임 과정을 떠맡게 됐다. 6월30일 온라인으로 열린 1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는 박주호 해설위원 등 5명의 위원이 참석해 이임생 기술이사의 감독 선임 작업 위임에 동의했다.

이날 출석한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력강화위에서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은 거였다. 혹시 2위라든지 3위였다면 난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