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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동네 계모임만도 못하다"…여야 모두 홍명보 선임 절차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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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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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 질의에 출석해 “(감독 선임 과정이) 불공정하거나 특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체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지난 7월 위르겐 클린스만의 후임으로 임명된 홍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해 강도 높게 질타했다.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갑작스레 사임한 뒤 전권을 위임받은 이임생 기술이사는 다비드 바그너, 거스 포예트를 면담한 뒤 홍 감독을 낙점했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여야는 이날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사퇴 후 축구협회가 이 기술이사에게 전권을 위임해 홍 감독을 선임한 과정을 집중 추궁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당시 5명의 전력강화위원이 모여 전권 위임을 결정한 것에 대해 “(협회 정관의 의결 정족수) 7명이 안 됐으니까 절차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 이사에게 전력강화위원회 업무를 병행토록 한 것은 축구협회 정관 위반이라 지적하면서 "(축구협회가) 동네 계 모임이나 동아리만도 못하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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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와 대한배드민턴협회 관련 현안질의가 24일 국회에서 열렸다. 박주호 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가운데)이 현안질의에 참석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답변을 듣고 있다. 오른쪽은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 감독.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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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모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수차례 반복했다. 홍 감독은 “전략강화위가 1순위로 올려놨기 때문에 감독직을 받았다”며 “혹시라도 2위라든지 3위라든지 했으면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밝혀지면 사퇴하겠냐는 질문에는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게 저의 임무”라고 답했다.

정 회장은 선임 절차에 대해 “정해성 전략강화위원장이 홍 감독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홍 감독을 정하더라도 (최종 후보) 3명을 공평하게 보고 추천을 결정하면 어떻겠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강유정 의원은 “3인을 평가한 정성 지표, 정량 지표로 구분된 점수표, 회의록 등이 있나”고 물었는데 정 회장은 “잘 모르겠다”고 답해 질타를 받았다.

이 기술이사는 오전 질의 때만 해도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했으나, 오후에 추궁이 이어지자 갑작스레 “내 명예가 달린 일이라,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이 기술이사가 한 전력강화위원에게‘최종 결정에 대한 위임’을 요청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하자, 울먹거리며 이같이 선언한 것이다.

정 회장의 네 번째 연임 도전 여부도 논란이 됐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정 회장이) 3선 연임해서 ‘스포츠 대통령’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고 비판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정몽규 회장의 별명’ 프레젠테이션을 띄우고 “축구협회 황제 회장, 축구 대통령, 축구계 윤석열 어느 게 제일 마음에 드느냐”고 물었다. 정 회장은 “제가 4연임을 한다고 이야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답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 축구 종합센터 건설 과정에서 정 회장이 소유한 HDC 그룹 계열사 HDC 현대산업개발이 개입된 정황을 지적하며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을 제기했다. 정 회장은 “현대산업개발이 이로 인해 본 이득은 한 푼도 없다. 맹세할 수 있다”며 부인했다.

한편,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10월 2일 감독 선임 절차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며 “잘못된 점은 분명히 지적하고, 감독의 거취 문제는 축구협회가 그 이후에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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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와 대한배드민턴협회 관련 현안질의가 24일 국회에서 열렸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홍명보 축국 국가대표 감독 등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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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선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 배드민턴 선수가 “협회가 부상관리를 소홀히 했다”고 폭로한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안 선수의 다친 발 사진을 띄우며 “신발을 왜 안 바꿔 줬느냐”고 묻자 김택규 배드민턴협회장은 “개인적으로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다. 30~40년 동안 이어져 온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민 의원이 “선수가 신발이 안 맞아 불편을 호소하는데 무슨 규정이냐, 회장을 왜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김 회장은 “바꾸겠다”고 답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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