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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넥스트 엔비디아 찾나요…그것도 AI 근처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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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 그후, 시장이 주목하는 테마



■ 경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증시를 지배한 테마는 인공지능(AI) 원천기술 분야였다. ‘챗GPT’ 등 생성AI 기술과 이를 구현하는 AI 반도체 기업에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투자자는 이제 AI 붐 그다음 단계를 고민할 때가 됐다. 생성AI 기술은 미래산업의 밀가루다. 이를 다양한 재료와 섞으면 빵·국수·과자처럼 완전히 새로운 음식으로 탄생한다. AI와 결합하게 될 로봇 수술 시장이 대표적이다. AI 생태계가 확장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는 전력 유틸리티 섹터도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들 업종을 AI 붐 이후 시장의 관심이 쏠릴 대표적인 분야로 꼽는다. 미국 빅테크 광풍이 지나간 이후, ‘넥스트 엔비디아’는 어디가 될까.

중앙일보

인튜이티브서지컬이 개발한 수술 로봇 ‘다빈치’의 3D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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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30년 전부터 로봇은 인간을 수술해 왔다. 1985년 외과용 로봇 ‘푸마 560’이 뇌 조직검사에 활용된 게 로봇 수술 역사의 시작이다. 푸마 560은 인간 의사처럼 손을 떨거나 실수로 다른 부위를 바늘로 찌르지 않았다. 3년 뒤 개발된 ‘프로봇’은 최초로 메스를 잡고 전립샘 수술을 했다. 지금은 복강경 수술·인공관절 삽입술 등에 수술 로봇이 널리 활용된다. 기계의 정밀함에 AI의 명석함을 더하면 어떻게 될까.

로봇 수술은 AI 기술의 결합으로 가파른 성장을 예고한 대표적인 섹터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시장의 관심이 AI 기술을 주도하는 미국 빅테크 7개사인 매그니피센트7(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플랫폼스·알파벳·아마존·테슬라) 쪽에 쏠린 탓에 AI가 로봇 수술 기업을 얼마나 진화시킬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이 주가에 완전히 반영되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프레스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수술 로봇 시장 규모는 2015년 8억 달러(약 1조원)에서 지난해 70억 달러(약 9조4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성장세도 갈수록 가팔라질 전망이다. 글로벌 의학 자문사 알리라헬스는 세계 로봇 보조수술 시장 규모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2.9%씩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6.7% 성장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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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미국 거대 테크·헬스케어 기업도 이런 변화의 흐름을 읽고 있다. 구글은 2015년 존슨앤드존슨의 의료기기 자회사 에티콘과 함께 수술 로봇 개발사 버브서지컬을 설립했다. 로봇 수술 기술 고도화를 위한 AI 테크 기업과 헬스케어 기업의 융합은 앞으로도 계속 나타날 전망이다.

하헌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연어 처리, 데이터 분석, 컴퓨터 시각화 등 AI 기술은 진단·수술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부문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라며 “특히 로봇 수술 분야에선 궁극적으로 자율 수술 로봇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 세계 최강자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이다. 1995년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돼 99년 복강경 수술 로봇 ‘다빈치’를 개발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다빈치 로봇은 200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뒤 올해로 5세대 제품까지 개발됐고, 국내에서는 세브란스·서울성모·순천향대·전북대병원 등 전국 병원에서 활용되고 있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이 회사 주가는 2022년 10월부터 상승 추세로 전환해 2년여 만에 170% 올랐다. 신제품 5세대 다빈치의 판매 호조로 시장 기대를 한몸에 받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하게 올랐다고 평가한다. 현재 주가를 앞으로 12개월간 예상하는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62배다. 지난 3년 평균(53배)이나 경쟁 업체(37배) 대비 고평가됐다는 판단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급격히 오른 주가는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주가가 조정될 때 투자금을 나눠 매수하는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정형외과 수술 로봇 강자는 스트라이커다. 이 회사 성장을 이끄는 로봇은 무릎관절 수술 로봇 ‘마코’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1800대 이상 설치됐고, 100만 건 이상 수술을 시행했다. 올해에는 무릎뿐 아니라 척추·어깨 수술 관련 FDA 승인도 획득해 매출 증가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이들 헬스케어 종목은 대표적인 금리 인하 수혜주로 꼽힌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를 내리면서 AI 기술과 접목 가능한 헬스케어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반등세를 보인다.

중앙일보

김영옥 기자


전기·수도·가스 등 필수산업 기반을 제공하는 유틸리티 업종은 이미 지난해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대규모 전력이 필수적인 AI 열풍이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 해외 기업 공장 유치 정책 등 앞으로 전력 수요는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 공급 능력은 못 따라가는 현실이 맞물리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가 이어지면 상품 가격은 오르고 실적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 북미전력안정성회사(NERC)는 2030년 미국 전력 수요가 2025년 전망치 대비 7% 늘어날 것(2023년 전망 기준)으로 예상했다.

전력 유틸리티 기업들은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지금 같은 금리 인하 시기에 주가 수익률이 좋은 특성도 있다. 채권 투자 수익률 대비 이들 기업 주식이 매력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주가가 올랐지만, 아직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한다. 유틸리티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7배 수준으로 과거 5년 평균치보다 낮다. 이런 이유로 엑소더스포인트캐피털 등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올해 2분기에 유틸리티 업종 투자 비중을 늘렸다.

시장이 유틸리티 업종을 유망하게 보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Fed의 금리 인하가 시작됐고, 지난해와 달리 올해와 내년도 실적 성장세가 개선될 전망이며, AI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골드먼삭스는 2022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 전력 수요가 약 2.4% 증가하는데, 이 중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로 증가하는 부분이 0.9%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의할 점은 같은 전력 유틸리티 업종에 속한 회사라고 해도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가 모두 같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에는 한국전력처럼 정부가 수익구조를 제한하는 규제전력 기업(엑셀 에너지 등)이 있는 한편, 정부 규제가 덜한 독립 발전 사업자도 있다. 전력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는 크게 늘어 전기의 시장가격이 오르는 시점엔 독립 발전 사업자의 주가 수익률이 더 좋은 경향이 있다. 생산한 전력을 정부 규제를 받지 않고 시장 가격에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종목 중 하나는 비스트라에너지다. 석탄·천연가스·태양광·원자력 등 전력 사업 영역이 다양하고, 원자력 발전 비중이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독립 발전 사업자다. 콘스텔레이션에너지는 전력 공급과 송전·배분 등 공급망을 한꺼번에 소유한 미국 최대 원자력 발전 사업자다. 두 회사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각각 133%, 68% 올랐다. 소형모듈원전(SMR) 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 정부는 전력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SMR 등 원전 200GW 이상을 2050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련 종목으로는 누스케일파워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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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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