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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많이 벌어도 '쉿'…카드론 '아픈손가락'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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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카드론 잔액 42조 육박헤 '역대 최대'
신판 수익으론 역부족…리스크 감수할 수밖에
"카드론 이익나면 수수료율 낮추라 해 악순환"


최근 금융당국이 카드론 관련 리스크 점검에 나서면서 업계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본업인 신용판매로는 수익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그나마 회사 이익을 견인하는 건 카드론이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등 빡빡한 규제가 모순적인 상황을 야기했다는 토로가 나온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신용카드사 9곳(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총 41조8309억원이다. 한 달 새 6043억원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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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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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급증한 카드론

8월 말 카드사별 카드론 잔액은 △신한카드 8조1698억원 △KB국민카드 6조9105억원 △삼성카드 6조708억원 △현대카드 5조5866억원 △롯데카드 5조3425억원 △우리카드 3조8660억원 △NH농협카드 3조428억원 △하나카드 2조7983억원 △BC카드 437억원 등이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매월 증가세다. 작년 말보다 3조696억원(7.9%) 늘었는데, 특히 롯데카드(1조471억원·24.4%), 현대카드(8104억원·17%), 우리카드(5325억원·16%)의 잔액이 급증했다. 이들 3사의 카드론 증가분은 전체 77.9%에 달한다.

카드론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점검에 나섰다. 카드사의 공격적인 대출 영업으로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금융감독원은 특히 롯데·현대·우리카드에 이달 말까지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본업 '신판'은 규제, 수익은 '카드론'으로

카드사들도 할 말은 많다. 카드사의 수익은 크게 신용판매와 장·단기 대출(카드론·현금서비스)에서 발생하는데 가맹점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신용판매 수익은 한정적이다. 당국이 사실상 가맹점 수수료율을 쥐고 있는 탓에 2012년부터 수수료율은 쭉 하락세를 걸었다. ▷관련 기사: "신용카드 쓸수록 수익은 감소…적격비용 폐지해야"(5월31일)

그나마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은 카드론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8개 카드사(NH농협카드 제외)의 카드 수익은 전년 대비 7.72% 증가했다. 이중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대비 7.24% 증가했지만, 카드론 수익은 9.14% 늘었다.

롯데·현대·우리카드의 경우 카드론 수익이 각각 15.5%, 9.68%, 18.57% 늘며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카드론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돌아온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형사 점유율이 큰 상황에서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캐시백 등으로 고객 100만 명을 모은들 혜택이 종료되는 6개월 후에는 10만 명 남아있는 게 현실"이라며 "신판은 본전 내지는 역마진이고, 론 사업에서 돈을 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리스크 감당해도 당국 '눈치'

물론 카드업계도 카드론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상황이 달갑진 않다. 대상 고객이 중저신용자인 만큼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상반기 카드업계 연체율 평균은 1.72%로 작년 말(1.59%)보다 0.13%포인트 올랐다.

다만 카드론 증가가 반드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올해 카드론을 대폭 확대한 롯데카드의 경우 상반기 연체율이 1.8%로 작년 말과 동일했다. 현대카드(1.07%)와 우리카드(2.41%)는 각각 0.1%포인트, 0.41%포인트 올랐다.

게다가 건전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당국의 눈치도 살펴야 한다. 당장 일부 카드사에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한 조치가 대표적이다. 카드론 수익이 늘어나도 '쉬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에서 론 사업은 아픈손가락과 같다"며 "가맹점 수수료는 소상공인 수익과 직결되니 올릴 수 없다 하고, 그나마 론 사업에서 돈을 벌면 수익이 많이 났으니 수수료율을 더 낮추겠다고 하는 악순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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