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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기후변화 시대, 함께 만드는 지속가능한 어업의 길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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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록적인 폭염으로 바닷물 수온이 상승하면서 양식장의 물고기들이 폐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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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형 | 해양수산부 장관



필자의 기억 속 추석은 제주도를 찾은 가족들을 선선한 바람이 맞이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추석에는 35도가 넘는 폭염에 ‘야외활동 자제’를 권고하는 재난문자를 경험하게 되었다. 온 국민에게 기후위기는 새로운 일상이다.



바다 역시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연근해의 고수온 상태가 지속하면서 양식장의 어류가 떼죽음을 당하는 등 역대급 피해를 기록하고 있다. 또 한류성 어종인 오징어의 어획량이 최근 10년 사이에 약 60% 감소하는 등 어종별 어획량 변화도 심상치 않다. 겨울철 별미 중 하나인 방어는 제주 어업인들의 자랑이었으나 최근에는 동해안에서 더 많이 잡히는 상황에 이르렀다. 반면 제주 해역에서는 아열대 어종의 출현 빈도가 점점 잦아지고 있다.



주요 어종의 자원량 변동은 어업인들의 소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국민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주요국의 3배에 이를 정도로 단백질 공급원에서 수산물의 비중이 매우 높다. 이는 주요 어종의 어획량 변화가 수산물 물가 및 먹거리 안보의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요구하는 이유다.



그간 해양수산부는 기후변화와 미래 식량안보 문제에 대비하고자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 왔다. 주요 연안 어종에 대한 자원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어획 정보를 바탕으로 전 어선에 총허용어획량 제도를 확대하는 등 지속가능한 어업 체계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한편 국제수산기구에서 공해 수산자원을 평가하고 참치 쿼터 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새로운 어업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보다 유연한 구조로 연근해 어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지속가능한 연근해어업 발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근해 어족 자원량을 주요 어종별로 평가하고 어종별 적정 조업량을 관리함으로써 해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첨단 정보기술(IT) 등을 활용하여 어선별 위치와 어획량에 관한 정보를 모바일 앱에서 손쉽게 입력하게 하여 지속가능한 어업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해양수산부는 민관합동 티에프(TF)를 구성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 피해 및 수산 자원변동에 대한 대응 전략, 어획량 변동에 따른 수산물 공급과 가격 안정화 방안 등을 망라한 ‘수산분야 기후변화 종합대책’을 연내 마련할 계획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기후변화에 대하여 당장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식량안보는 우리가 겪게 될 가장 큰 위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5천년 역사 속에서 수산물은 우리 국민에게 맛있는 밥상을 제공하면서 대한민국 식량안보의 한 축을 맡아왔다. 미래 세대에게도 먹거리 안보가 지켜질 수 있도록 다 같이 관심을 갖고 행동에 옮겨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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