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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연예인만 하는 줄 알았더니” 너도나도 보톡스 난리…떼돈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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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연예인 광희. 라디오스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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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연예인만 하는 줄 알았더니.”

요즘 보톡스 열풍이 심상치 않다. 과거 주로 연예인이 하는 시술이었다면, 요즘은 일반인에도 익숙하고 어렵지 않은 대상이 됐다.

그리고 이젠 감추지도 않는 추세다. 그만큼 보톡스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는 방증이다.

제약사들도 내심 반기는 추세다. 보톡스는 이윤이 많이 남는다. 각종 법적 분쟁 속에서도 제약사들이 오히려 보톡스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보톡스는 정확히 보툴리눔톡신제제를 말한다. 보톡스는 미국 회사 엘러간이 개발한 제품으로 가장 유명한 제품이 대명사가 된 경우다. 보톡스는 이제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이름이 됐다. 강남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즐비한 거리가 아니더라도 동네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름이다.

이는 그만큼 많은 사람이 보톡스 시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부 A씨(40대)는 “30대 후반부터 주름살이 생기면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줄었다”며 “고민하다가 몇 년 전 처음 시술을 했는데 너무 만족한다. 6개월 마다 맞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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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보톡스 사업을 하는 회사들도 큰 이익을 보고 있다. 톡신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는 휴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휴젤은 상반기 1697억원 매출에 66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도 5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39%에 달한다.

이는 증귄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에 해당한다. 휴젤 실적은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으로 잘 알려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영업이익률(37.6%)보다 높다. 또 다른 톡신 기업 파마리서치도 57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36%가 넘는 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보툴리눔톡신제제 특성상 처음 제품 원료가 되는 균주만 확보하면 이 균주를 계속 배양하면서 제품화가 가능해 원가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초 균주만 확보하면 꾸준히 제품 생산이 가능한 것이 보툴리눔톡신제제”라며 “이에 30~40%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올릴 수 있어 회사로서는 큰 도움이 되는 효자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매년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보툴리눔톡신제제 생산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기업들의 보툴리눔톡신제제 생산실적은 576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보다 28.5% 증가한 수치다. 2021년 3100억원과 비교하면 85%가 증가한 것이고 지난 2019년 1985억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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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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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보툴리눔톡신제제 시장은 대웅제약, 휴젤, 메디톡스가 3강 체제를 갖추고 있다. 지난 해 기준 생산실적으로는 대웅제약 ‘나보타’가 159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휴젤과 메디톡스가 각각 1359억원, 1102억원의 생산실적으로 뒤를 이었다.

대웅 나보타는 휴젤 ‘보툴렉스’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보다 늦게 시장에 나왔지만 2019년 국내 제품 중 처음으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관문을 뚫으며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였다. 생산실적 기준으로 2021년 처음 선두에 올라 지난 해까지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보툴리눔톡신제제는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주 플레이어는 메디톡스, 휴젤, 대웅 정도였다. 하지만 이후 종근당, 휴온스, 파마리서치, 제테마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해 기준 보툴리눔톡신제제 생산실적이 100억원을 넘는 곳은 대웅, 휴젤, 메디톡스 이외에도 종근당, 파마리서치, 휴온스 등 10곳이나 됐다.

사실 업계는 보툴리눔톡신제제로 몇 년 간 시끄러웠다. 가장 먼저 이 시장에 뛰어든 메디톡스는 대웅이 균주를 훔쳐갔다며 지난 2017년 영업비밀 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두 회사는 균주 출처 사실을 놓고 수년 간 법적 다툼을 이어오다 지난 2021년 미국에서 대웅제약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 애브비와 3자 합의를 통해 겨우 사태를 봉합했다. 이후에도 메디톡스는 똑같은 이유로 휴젤과도 소송을 진행 중이다.

보툴리눔톡신제제가 식약처 행정처분을 받는 일도 잇따라 있었다. 지난 2020년 식약처는 메디톡스 3개 제품이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판매했다며 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메디톡스는 이에 불복해 행정처분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식약처는 2021년에는 휴젤과 파마리서치 제품들도 같은 이유로 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다. 휴젤과 파마리서치 포함해 식약처의 행정처분이 내려진 회사는 17곳이나 된다.

이런 우여곡절이 있지만 워낙 높은 마진율과 시장의 성장세에 지금도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보툴리눔톡신제제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보톡스는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대표적인 미용 시술이 됐다”며 “사용층이 더 넓어지고 있고 안전성도 검증되면서 시장은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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