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구소 포럼서 주장…플루토늄 85㎏·HEU 1천∼1천900㎏
"美핵보장에 대한 韓의심 당연…핵보호 강화돼야" 지적도
질문에 답하는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하채림 기자 = 북한이 최대 112기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고농축우라늄·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26일 세종연구소가 종로구 연합뉴스빌딩에서 주최한 2024 한미핵전략포럼에 참석해, 같은 연구소 그레고리 존스 연구원이 지난 6월 발표한 논문 내용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북한의 핵분열 물질 보유량은 플루토늄 85㎏, 고농축우라늄(HEU) 1천∼1천900㎏ 정도다.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2022년 국방백서에서 추정한 70㎏보다 다소 늘어난 수치다. 플루토늄 보유량은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이를 얻기 위한 원자로와 대규모 재처리시설 가동이 외부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HEU는 지하시설에서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은밀하게 생산하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북한의 보유량을 다양한 범위에서 추정할 뿐이다. 북한이 운용 중인 우라늄 농축시설이 몇 곳인지, 각 시설에서 원심분리기를 몇 개나 가동하는지 등은 전혀 알려진 바 없기 때문이다. 2022 국방백서도 북한의 HEU 보유량을 '상당량'이라고만 표현했다.
2024 한미핵전략포럼에 참석한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
논문은 북한이 연간 110∼200㎏의 HEU를 10년간 생산했고 핵실험에 100㎏ 정도를 소비했다고 가정해, 지난해 말 기준 1천∼1천900㎏의 HEU를 보유했다고 봤다.
결론적으로 핵무기 1기 생산을 위해 약 5㎏의 플루토늄이나 20㎏의 HEU가 필요하다고 가정할 때, 북한은 67∼112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날 발표에서 "김정은의 핵무기 보유 목표를 300~500기로 추측하면서, 이를 달성하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확장억제를 반드시 공개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한국이 독자 핵무장을 선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에 앞서 발표한 대릴 G.프레스 다트머스대 교수도 미 본토가 북핵 위협 아래에 놓이게 되면서 한국이 미국의 핵 보장을 의심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러한 신뢰 위기에 처한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해 차기 미 행정부에서 한미 간 '그랜드 바게닝', 즉 '대타협'을 대안으로 제기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 주도의 (중국을 견제하는) 지역안보 노력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진일보한 조처를 하고, 미국은 이에 대한 답례로 한반도에 핵전력을 다시 전진 배치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공유에 기반한 한국형 핵공유 협정을 개시하는 방식으로 한국에 대한 핵보호를 강화하는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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