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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장동건, '문자 유출' 논란 후 첫 영화…"찌질하고 비겁해"('보통의 가족') [TEN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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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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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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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걸 안 해봤었네' 싶었어요."

장동건이 영화 '보통의 가족'으로 '창궐'(2018)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컴백했다.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형제 부부가 자녀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본 뒤 달라져가는 모습을 그리는 서스펜스. 장동건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좋았던 점은, 제가 기존에 했던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캐릭터들이 아닌, 현실에서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 같다는 것이었다"며 "무엇보다 재규 캐릭터를 제가 잘 알 것 같았다. 이 사람의 마음 같은 것들에 공감가는 게 많았다. 자식을 키우고 있다는 환경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그간 드라마, 시사·교양 진행 등 활동은 있었지만 영화는 6년 만인 장동건. 2020년 동료 배우 주진모와 나눈 사적 대화 메시지 일부가 해킹으로 유출돼 사생활 논란을 겪은 이후 영화는 첫 작품이다. 장동건은 "영화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서 혹시라도 영향을 끼칠까봐 조심스러운 마음이라는 걸 헤아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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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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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이 연기한 재규는 소아과 의사로, 환아들을 살리는 데 진심이고 봉사활동도 많이 하는 헌신적이고 바른 인물이다. 그러던 재규가 아들의 범죄 사실이 담긴 CCTV를 보게 된다. 정의라는 신념을 지키고 싶은 자아와, 자식을 감싸겠다는 본능을 가진 부모로서 자아를 모두 드러낸다. 올곧던 재규는 시간이 지나면서 '본심'을 드러내는데, 그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고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 자상한 소아과 의사. 캐릭터 설명을 보면 재규가 어떤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잖아요. 하지만 영화 속 재규는 그런 모습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이 영화를 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돌아보게 됐어요. 평소에는 안 들여다보던 나의 행동과 선택들, 지금 내가 가진 가치관, 이런 것들이 형성돼지는 과정 등을 생각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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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스틸 /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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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이 연출한다는 점, 설경구가 형 재완 역에 캐스팅됐다는 점도 장동건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하지만 무엇보다 그간 해보지 않았던 인물이라는 점, 현실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특히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아라문의 검', '아스달 연대기', '창궐' 등에서는 분장도 많이 했어요. 이번에는 장동건 그대로의 모습이 담긴 것 같아서 오히려 조금 낯설었죠. 이번 촬영 때 모니터로 제 모습을 봤더니 '내가 이렇게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나' 싶어서 놀랐어요. 제가 생각하는 제 모습과 모니터 속 제 모습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하하. 보여주고 싶지 않은 감정들, 찌질함, 비겁함, 이런 것들이 마음속에 있는 사람이라는 지점에서 지금까지 했던 역할들 중 가장 비슷한 것 같아요. 이전에 했던 작품들 속 캐릭터는 연기하기 위해서 외부에서 무언가 가져와서 붙였다면, 이번 캐릭터는 제 안에서 찾아서 꺼내는 작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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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가족' 스틸 /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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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3번의 식사 장면은 '보통의 가족'에서 핵심이 되는 신. 네 주인공의 감정과 입장 변화를 점진적으로 보여준다. 설경구, 김희애, 수현과 함께 찍었는데 장동건은 "같은 장면을 여러 번 찍다보니 어지러움이 올 정도로 힘들었다. 그어떤 액션 촬영보다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같은 장면을 찍어도 세트를 바꿀 때도 있으니 배우들끼리 중간중간에 잡담도 하고 이런저런 사건 얘기도 했어요. 각자 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잖아요. 육아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특히 많이 나왔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아무도 딱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사실 정답은 나와있고 답은 분명한데, 실제 그 상황이 됐을 때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 저 스스로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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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 사진제공=하이브미디어코프, 마인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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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은 2010년 동갑내기 배우 고소영과 결혼해, 2010년생 아들, 2014년생 딸을 얻었다. 장동건은 자녀가 있는 부모라는 설정도 캐릭터가 자신과 닮은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실제로는 어떤 아빠냐는 물음에 장동건은 "저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좋은 것만 가르쳐주고 싶고 좋은 것만 보고 잘 자랐으면 하는, 여느 부모와 똑같은 마음이지만 마음대로 안 되더라"며 웃었다. 이어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제 모습과 지금 제 모습은 조금 차이가 있다. 아버지로서 근엄함, 권위는 사라졌는데, 오히려 지금이 좋은 것 같다. 예전에는 친구 같은 아빠를 좀 반대했는데, 지금의 모습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아들은 중학교 2학년, 딸은 초등학교 4학년이에요. 큰아들은 사춘기에 접어드는 것 같긴 한데, 크게 부딪히는 것 없이 사이가 좋아요. 딸과는 재밌게 지내요. 딸이 야무지고 개그코드가 있는 성격이라 농담을 잘 받아쳐요. 실제로 딸과 노는 게 재밌어요. 딸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요."

장동건은 내년에는 새로운 영화 '열대야'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올해 1월부터 5까지월 태국에서 '열대야' 촬영을 마쳤는데,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고 느꼈어요. '보통의 가족'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해보며 예전엔 없던 제 자신에 대한 기대감 같은 게 생겼어요. '열대야' 촬영 때는 그런 점이 반영된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 조금 더 자유롭고 편안했어요."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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