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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매주 금요일마다 낮에 퇴근… 아이와 캠핑 데이트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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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아이 낳게 하는 일터] 포스코와이드

조선일보

지난 24일 서울 중구 포스코와이드 본사에서 직원들이 자녀들과 함께 웃고 있다. 포스코와이드는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금요일 조기 퇴근제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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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마다 엄마랑 일찍 놀 수 있어서 좋아요!”

포스코와이드 HR(인사)지원그룹 권원영(36) 과장의 아들 김시율(6)군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포스코와이드 본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권 과장은 매주 금요일 낮부터 아들과 시간을 보낸다. 포스코 그룹의 건물·시설 관리 전문 회사인 포스코와이드 직원들은 금요일 오후 2시 30분~3시 사이 퇴근한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금요일 조기 퇴근제 덕분이다. 모자가 가장 좋아하는 ‘금요일 데이트’는 캠핑이다. 하천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놀이터에 갈 때도 있다. 권 과장은 “워킹맘이다 보니 아이가 생후 10개월일 때부터 어린이집 종일반에 보냈다”며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서 미안했는데, 이제 해 떠 있을 때 시율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좋다”고 했다.

포스코와이드는 2014년 여성가족부에서 받은 가족 친화 우수 기업 인증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회사에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발 벗고 나서는 분위기라 너무 반갑고 고맙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는 고용노동부의 남녀 고용 평등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시설관리 업종 특성상 여성 직원 비율(12%)은 낮지만, 일터에서 남성과 여성 직원을 동등하게 대해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임신을 준비하거나 출산을 앞두고 있는 여성 직원을 배려해주는 분위기도 자리 잡혀 있다고 한다. 포스코와이드 정도경영그룹 김미라(41) 차장은 난임 기간이 길어 결혼한 지 6년 만에 딸 권리우(2)양을 가졌다. 포스코와이드는 2000년부터 난임 치료를 받는 남녀 직원에게 연간 10일(유급 6일, 무급 4일)의 난임 치료 휴가를 준다. 법정 난임 치료 휴가는 3일(유급 1일, 무급 2일)이다. 1회당 100만원씩 최대 10회의 난임 시술비도 지원한다. 김 차장은 “시술 한 번 받을 때마다 3~5일은 어디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 하는데, 시술을 여러 차례 받는 경우도 많아 1년에 3일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10일의 난임 치료 휴가뿐 아니라 경제적 부담이 될 수 있는 난임 시술비까지 회사에서 지원해준 덕분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2006년부터는 여성 직원들의 건강을 위한 유산·사산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임신 중이던 여성 직원이 유산하거나 사산할 경우, 임신했던 기간에 따라 최대 90일까지 쉴 수 있다. 김 차장은 “임신 준비 과정에서 유산을 겪었는데 팀장님이 먼저 권장해주셔서 개인 휴가를 쓰지 않고도 집에서 몸조리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22년 김 차장이 임신했을 때는 병원 측이 “회사 다니는 건 무리”라며 퇴사를 권유했는데, 회사 동료·상사들이 휴직 제도를 대신 알아봐줬다고 한다. 덕분에 김 차장은 올해까지 1년 이상을 연달아 쉴 수 있었다. 그는 “여성 직원은 휴직으로 오래 자리를 비우면 불안할 수 있는데, 우리 회사는 그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돼서 감사하다”고 했다.

자녀가 태어나고 성인이 될 때까지 지원은 끊이지 않는다. 포스코와이드는 직원들의 만 1~12세 자녀에게 자녀 1명당 연간 1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해준다. 직원들은 이 돈을 학원비, 여가비 등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중·고등·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입학금·수업료 전액을 지원해주기도 한다. 지원 대상 학교에는 국제중, 외고, 해외 고등학교 등도 포함된다. 자녀 4명을 둔 포스코와이드 광양운영그룹 유복상(53) 과장은 “회사에서 지원받은 학자금으로 아이들의 입학금과 등록금을 전부 낼 수 있었다”며 “자녀 4명을 행복하게 키울 수 있었던 것은 회사 덕분이 크다. 그래서 우리 회사를 더 사랑하게 됐다”고 했다.

직원들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자녀 1명당 1년의 육아 휴직을 사용한다고 한다. 특히 남성 직원의 육아 휴직 사용률이 높다. 지난해 남성 직원 육아 휴직 사용률은 전년의 2배로 늘었다. 남성 직원에게는 아내가 출산한 후 10일 동안 배우자 출산 휴가를 주고 있는데, 지난해 사용률이 100%에 달했다. 아이를 낳으면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300만원의 출산 장려금을 주기도 한다. 결혼할 때는 포스코 그룹에서 운영하는 예식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포스코와이드는 직원들을 위한 복지 제도를 바꾸거나 추가할 때마다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한다. 부서별 대표들로 구성된 ‘한마음 협의회’는 각 부서가 원하는 복지 제도를 취합해 이를 회사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와이드 측은 “직원들이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앞으로도 회사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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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와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합니다. 저출생 완화를 위해 일·가정 양립과 남녀 고용 평등에 앞장선 기업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정해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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