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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내가 니 친구야?" 욕하고 때려놓고‥'역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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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행안부 산하 공공연구기관에서 직장 상사가 신입 직원에게 군대 선임처럼 행동하면서, 하품을 했다는 이유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를 징계했던 연구기관이, 몇 달 뒤 오히려 피해자 징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세웅 기자입니다.

◀ 리포트 ▶

20대 김민석(가명) 씨는 작년 9월, 행정안전부 산하인 지방세연구원에 입사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한 끝에 얻은 첫 직장, 해병대 선배인 장 모 부장을 만났습니다.

지난 1월 김 씨와 장 부장 사이 대화입니다.

[장 모 부장 - 김 모 씨 (지난 1월 18일)]
"자세 똑바로 해. 내가 니 친구야? <아닙니다.> 진짜 씨** 해병대를 쪽팔리지 말자. ** 다리 꼬지도 말고. 너 지금 말년병장이야? ** 귓구녕에 *박았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열받아? <아닙니다.>"

38분간 73차례의 욕설.

'하품을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해병대에서 '이등병'을 뜻하는 은어, "'아쎄이'처럼 행동하라"고 요구하며, 군대 선임처럼 굴었다고 합니다.

[김민석(가명)/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요' 자를 못 쓰게 했어요. 그러니까 '다','나','까' 무조건 쓰게 하고… 술 먹고 들어오더니 제 목을 이렇게 때리더니 '이 XX는 갈궈야 된다' 막 욕을 하더라고요. 제 앞에서…"

다섯 달 넘게 괴롭힘을 견딘 끝에, 지난 3월 김 씨는 장 부장을 연구원에 신고했고 장 부장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석 달 뒤 연구원은 돌연 피해자 김 씨에 대해서 '보복성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증거 채취를 위해 대화를 녹음한 것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형사 고소한 건데, 피해자 김 씨는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연구원은 또 김 씨가 녹음한 증거를 들려주며 가해자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한 것이 인사위원장에 대한 협박이라면서 현재 징계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김현근 노무사/'직장갑질119']
"기존 신고에 대한 어떤 보복적인 조치, 그런 것들로 이용될 소지가 다분해 보입니다."

연구원은 "가해자를 엄호하는 보복성 조치는 아니"라면서, "조직의 피해가 컸다"고 해명했습니다.

[김민석(가명)/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음성변조)]
"진짜 후회되는 게 진짜 말을 너무 잘 들었어요. 맞으면 맞는 대로 욕먹으면 먹는 대로..."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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