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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美 약가관리업체 압박 가중…국내 제약업계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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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가격상승 주범 몰리고 소송까지
"약가 인하땐 韓 바이오시밀러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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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약가인하 정책을 추진하면서 처방약급여관리회사(PBM)을 압박하는 조처를 해왔다. 사진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7월 전미흑인지위향상협회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조 바이든 엑스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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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에게 필요한 약 값이 PBM(처방약급여관리회사)의 탐욕으로 인해 치솟았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이달 당뇨병 환자에게 고가의 인슐린 구매를 유도한 혐의를 받는 '유나이티드헬스그룹', '옵텀유닛' 등 대형 PBM 업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PBM은 미국에서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값을 협상하는 일종의 중개업체다. 보험사를 대표하는 협상력으로 약값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으나 최근 제약사로부터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기며 오히려 약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양당(민주당·공화당)은 모두 PBM을 향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의약품 가격이 가장 비싼 국가 중 하나로 정치권이 의료비 부담 경감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하원 감독 및 책임위원회는 지난 7월 주요 PBM 업체 대표를 불러 관련 책임을 추궁하는 청문회를 열었다. 이보다 앞서 2월에는 PBM이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드러그(DRUG) 법안'이 미 하원 위원회를 통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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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 노보노디스크 대표가 현지시간 24일 열린 미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청문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미국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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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목소리를 내지 않던 제약사들도 PBM에 반기를 들고 있다.

프루에르가드 요르겐센 노보노디스크 대표는 24일 열린 미 상원 청문회에서 "노보노디스크 의약품의 높은 가격에 대한 책임은 PBM에 있다"며 "PBM은 수억명의 미국인이 필요한 의약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을 전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가운데 관련 법안 등이 통과되면서 PBM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약화되면 셀트리온, GC녹십자 등 국내 제약사들의 시장진출 전략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형식적으로는 보험사나 약국이 약값에 대한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PBM 중심으로 짜인 영업 네트워크를 재구성해야 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협상 자산으로 떠오르면서 그간 PBM과 협상테이블에서 소외됐던 소규모 제약사가 시장에 진출할 기회가 더 커질 수도 있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업체의 시장 침투 속도가 이전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PBM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은 향후 개선 여부와 무관하게 약가인하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PBM은 처방집 관리 등을 통해 제약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카르텔이 쉽게 무너질 것 같지 않지만 정치권이 PBM을 압박하는 것은 약가인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바이오시밀러 업계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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