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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극우 반발에 '3주 휴전안' 철회했다…"바이든과 관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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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략부 장관, 네타냐후 승인받아 휴전안 '원칙적 합의'

네타냐후, 하산 나스랄라 제거 경고까지…백악관 "계속 대화 중"

뉴스1

베냐민 네탸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갖고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 능력과 가자지구 통치를 소멸시키고 모든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07.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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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과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12개국이 촉구한 '21일간의 이스라엘-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 휴전안'을 거절하면서 그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당초 휴전안에 대한 '원칙적 합의' 방침을 세웠다가 내각의 극우 세력 반발로 후퇴 결정을 내렸다는 게 중론으로,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네타냐후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관계가 최악으로 흘러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에 도착한 네타냐후는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군은) 최대한의 전력으로 헤즈볼라를 계속 공격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헤즈볼라를 향한 공세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 이는 미국과 프랑스 등이 추진한 휴전안에 완전한 선긋기를 한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은 당혹스러워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봤다. 우리는 여전히 전면전이 사람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네타냐후 총리를 대신해 말할 수는 없다. 정치적 고려인지, 작전상 고려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에 대해 나는 답할 수 없고, 이런 질문은 그(네타냐후)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처럼 냉담한 반응을 보인 것은 애초 네타냐후가 미국 측에 전한 입장과는 다르다는 게 이유다.

미국과 프랑스 등은 전날(25일) 공동성명을 통해 "외교적 해결을 위해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에서 21일간 휴전을 촉구한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이스라엘, 즉 네타냐후와의 사전 조율이 있었다는 것이다.

커비는 "우리가 (성명서) 초안을 작성하고 (이스라엘에) 전달할 때, 이스라엘 측이 성명서의 모든 내용을 충분히 인지했다고 믿을 만한 모든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이 계획(일시 휴전)에 동참하지 않았다면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을 것이냐'는 물음에도 긍정했다.

이스라엘 매체 '채널12'에 따르면 앞서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네타냐후의 승인을 받아 레바논과 가자전쟁 모두를 포함하는 휴전 절차에 있어 미국과 원칙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더머에게 연락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고, 더머가 이에 "네타냐후는 전면전을 피하고 싶어 한다"고 응했다고 한다.

네타냐후는 27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가 가자전쟁에서 이스라엘에 패했다고 선언하고 '전쟁의 다음 단계'에 관해 언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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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거대한 폭발이 발생하고 있다. 2024.09.2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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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에 따라 '21일 휴전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후 계획은 네타냐후가 26일 뉴욕에 도착해 "북부 이스라엘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휴전 이니셔티브'(initiative·계획)을 환영한다"고 말한 뒤 27일 예정된 유엔총회 연설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 내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극렬한 '휴전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네타냐후의 입장이 한순간에 뒤바뀌었다.

채널12는 "휴전에 대한 정치적 비판의 물결이 일자 모든 것이 뒤집혔다"며 "네타냐후는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휴전안에 거리를 두고 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안은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아니라 네타냐후가 소집한 임시 모임에서 논의됐다고 한다. 이 모임에는 여러 주요 장관들이 참석했는데, 일부 장관들은 휴전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네타냐후는 기내 회견에서 기자들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할 것이냐'고 질문하자 "헤즈볼라가 고위 인사 제거를 포함, 우리가 전달한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는 이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헤즈볼라 고위 인사들은 근래 이어진 이스라엘의 표적 공습에 다수 사망했다. 헤즈볼라가 '항복'하지 않는다면 나스랄라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로, 헤즈볼라를 향해 더욱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편 또 다른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도 이스라엘이 애초 휴전안에 동의했었음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실었다.

매체는 한 서방 고위 외교관을 인용해 "네타냐후와 그의 보좌진이 미국 등이 추진하는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21일간의 휴전' 공동 성명을 작성하고 승인하는 데 긴밀히 관여했다"고 밝혔다.

모든 진행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백악관은 그럼에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긴장이 외교적으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보고 이스라엘 측과 계속해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12는 소식통을 인용해 "분명히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의 동의 없이는 일련의 과정을 이끌지 않았을 것"이라며 "역추적해 살펴본 바에 따르면 (현 상황은 네타냐후가) 바이든 행정부와의 남아있는 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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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 궁에서 열린 국빈 만찬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건배를 하고 있다. 2024.06.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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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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