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으로 알려진 감염병 '엠폭스'가 해외에서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감염 우려가 여전한데요.
최근 국내에서 한 엠폭스 의심환자가 10시간 넘게 검사를 받지 못하다가 보건소에서 뒤늦게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선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경남 하동에 사는 50대 강 모 씨.
지난 19일 손과 발에 물집이 심하게 생기고 호흡이 가빠졌습니다.
[강 모 씨/엠폭스 의심 환자]
"수포가 올라오면서 좀 열이 난다 그럴까, 약간 호흡도 차고 숨쉬기가 힘들어지고…"
지역의 한 종합병원은 3급 감염병인 '엠폭스'일 수 있다며 더 큰 병원으로 가라고 소견서를 써 줬습니다.
강 씨는 자신의 차량을 1시간 동안 운전해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 갔는데 정작 검사를 받지 못했습니다.
[강 모 씨/엠폭스 의심 환자]
"응급실에 가서 들은 이야기는 진단을 해줄 수 있는 의사가 없다…"
병원 14곳에 더 전화를 했지만 검사를 해주겠다고 한 곳은 없었습니다.
피부과 전문의가 없다거나 엠폭스 검체 채취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결국 보건소에 검사가 가능한지 물었는데 역시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3급 감염병에 대해선 보건소가 검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경남 하동군 보건소 관계자 (음성변조)]
"<보건소에서도 검체는 할 거 아닙니까?> 보건소에서 검체를 하지 않습니다."
상급기관인 경상남도와 질병관리청에도 전화해봤지만 '보건소에 문의하라'거나 '알아보겠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강 모 씨]
"아침부터 차 타고 돌아다니면서 뭐 내리지도 못하고… 사람들하고 접촉을 안 하려고."
10시간가량 도로를 헤매던 강 씨는 결국 저녁이 돼서야 이곳 보건소에서 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환자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보건소에서 예외적으로 엠폭스 검사를 해 준 겁니다.
그런데 질병관리청 지침에 따르면 엠폭스 검사가 가능한 장소는 '감염병 관리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돼 있습니다.
의심환자 였던 강 씨가 돌아다녔던 전남과 경남 지역의 병원 모두 해당됩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 (음성변조)]
"사실 좀 드문 감염병이라서 지방에 있는 병원들은 아직도 어려워하시는 경향이…"
결국 지침까지 만들어져 있지만 낯선 전염병이라 병원들이 검사를 기피하면서 환자들은 진단도, 치료도 못 받을까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선영입니다.
영상취재: 김태현, 손원락(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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