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보수 성향 다카이치와
결선투표 거치며 총재 당선
당원·의원에게 안정감 준 듯
한국 과거사 문제 관심 많고
불행한 역사에 대해 반성 발언
결선투표 거치며 총재 당선
당원·의원에게 안정감 준 듯
한국 과거사 문제 관심 많고
불행한 역사에 대해 반성 발언
자민당 신임 총재 이시바 시게루. [교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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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2008년으로 시작으로 5번째 도전에서 일본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됐다. 더구나 27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는 이시바 총재를 비롯해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등 총 9명이 출마해 각축을 벌였다.
이시바는 1차 투표에서 154표를 얻어 181표를 얻은 다카이치에 27표 차로 뒤지며 2위를 차지했다가, 결선투표에서 215표를 얻어 194표를 획득한 다카이치를 극적으로 역전했다.
일본 정계에서는 의원들이 총재 선임 뒤 중의원 해산 후 총선을 치러야 할 때를 생각해 ‘극우’ 이미지가 강한 다카이치보다는 ‘중도’ 성향인 이시바에게 안정감을 느꼈을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일본 국민 상당수는 ‘중도 보수’ 성향이라 온건파 총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또 구 파벌 기준으로는 아소파 등은 다카이치를 지지했지만, 현재 총리인 기시다 후미오가 이끌었던 구 기시다파 등은 이시바 지지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의원 수가 100명이 넘어 최대 계파였던 구 아베파는 적극적으로 다카이치를 지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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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재 당선에 대해 금융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가가 급락하고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1차 투표에서 금리 인상에 비판적이던 다카이치가 1위로 결선에 진출하자 달러당 엔화값은 한때 146.49엔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결선투표 결과가 나오자 엔화값은 극적으로 변했다. 이시바 총재 확정 소식에 엔화값은 142.80엔까지 치솟았다. 이시바가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긍정적이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이날 오후 3시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03.93(+2.32%) 오른 3만9829.56에 거래를 마쳤지만, 장 마감 후 총재 당선 결과가 알려지면서 닛케이 선물은 5% 넘게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면서 지난 2012년과 2018년에는 아베 신조와 맞붙었다. 비록 선거에서 지기는 했지만 2016년부터 각료나 당직을 받지 않고 아베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꾸준히 내면서 ‘아베 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 인해 일반 국민 여론 조사에서 늘 차기 총리 후보감 1, 2위로 꼽혀왔고 지방 당원들 사이에서의 인기도 높았다.
앞서 이시바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서면서 2012년과 2018년에는 아베 신조와 맞붙었다. 비록 선거에서 지기는 했지만 2016년부터 각료나 당직을 받지 않고 아베 정권에 비판적 입장을 꾸준히 내면서 ‘아베의 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총재선거 직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해산 시기와 관련해 “야당과 상의한 뒤 가능한 빨리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일본은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할 권한이 있으며 이를 통해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종종 국정 운영의 전기를 마련해왔다. 현 중의원의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총선 시기를 앞당길 경우 투표일로 내달 27일, 11월 3일과 10일 등이 예상된다.
그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물가 상승을 웃도는 임금 상승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기의 영공 침범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언급하며 ”일본국을 지킨다는 것을 제대로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이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뒤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교도 = 연합뉴스] |
당의 새 지도부와 개각 일정에 대한 질문에 그는 “임시국회가 열리는 10월 1일 이전에 준비를 마쳐 1일에 개각을 단행할 것”이라며 “파벌은 없어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안배 인사는 없고 아직까지 인사는 백지 상태”라고 답했다.
한편 한일 관계와 관련해, 특히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이시바 총재는 ‘비둘기파’로 불릴 정도로 기존 우익 세력과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개선해 온 양국 관계를 최소한 양국 간 역사문제 때문에 악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전향적인 변화의 모습도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자민당 총재는 누가 되더라도 지금의 한일 관계가 180도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특히 한국과는 내년에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둔 중요한 시기이고, 국내적으로는 내달 중의원 선거를 앞둔 만큼 자민당에 대한 외부의 시선을 신경쓰며 진행된 투표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도는 “이시바 총재가 의원 신분으로는 한일 관계에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총리 신분으로는 자민당의 기본 정책을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시바 총재가 방위 전문가라는 점을 살려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일은 물론 한미일 3각 구도로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안보 협력을 도구로 양국 간 우호적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본인이 방위상 경력이 있는 데다 현재 일본 안보 분야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한국에서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지만, 이시바가 역사 문제에서 진전된 자세나 행동을 보여주면서 안보 협력 강화를 추진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원덕 교수는 “이시바는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한국과의 안보 협력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이시바가 논리성과 합리성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성향이라는 점에서 한국 입장에서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우치야마 유 도쿄대 교수는 “아시아판 NATO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필요 이상으로 중국 등 주변국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에 대해서는 실용적인 접근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시바 총재가 한국과 일본의 공급망 문제를 포함한 양국의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 수준을 넘어서는 경제협력의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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