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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안세영이 쏘아 올린 셔틀콕 [休·味·樂(휴·미·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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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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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지난 8월 5일 프랑스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셔틀콕을 상대 선수에게 전달하고 있다. 파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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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을 끝으로 2024 파리 올림픽은 모두 끝났다. 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한 선수에게는 두둑한 포상이 이어졌다. 금메달 3개를 따며 세계 양궁 역사에 본인의 이름을 각인한 ‘김우진’과 ‘임시현’은 8억 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양궁협회는 개인전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격려금을 지급했다. 또 선수 6명 전원에게 고급 승용차도 제공했다.

자신만의 개성을 선보이며 스타덤에 오른 선수도 있다. 탁구의 신유빈과 사격의 김예지 선수다. ‘국민 삐약이’ 신유빈은 바나나맛 우유 광고모델이 됐다. 특히 광고 출연료 중 1억 원을 기부하며 화제를 모았다. 사격 은메달리스트 김예지도 영화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연예계로 활동 지평을 넓혔다.

그러나 모든 메달리스트가 환희를 맛본 것은 아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2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긴 안세영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기쁨의 장이 될 것 같았던 금메달 인터뷰에서 그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우선 심각한 부상에도 그에게 무관심했던 협회의 대응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한 트레이너 채용, 훈련 방식, 체력 프로그램, 올림픽 출전 제한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했다. 여러 가지 내용을 나열했지만, 안세영 주장의 핵심은 ‘실력만큼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세계 랭킹 1위인 안세영의 지난해 소득은 9억2,000만 원이었다. 반면 랭킹 13위인 인도 선수는 97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불만이 쌓일 만한 금액 차이다. 두 선수의 수입 차이는 개인의 광고료와 후원에서 갈렸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대표 선수가 개인 자격으로 후원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모든 후원이 슈퍼스타 한 명에게 쏠리면 협회 운영이 어렵기 때문이다.

안세영의 발언 직후 문화체육관광부는 협회에 대한 진상 조사에 나섰고, 국회는 문체부 장관을 불러 질의를 이어갔다. 안세영이 쏘아 올린 셔틀콕이 정치권을 움직인 셈이다.

‘2022 체육 백서(문체부)’에 따르면 배드민턴(12.3%)은 축구·풋살(22.9%)에 이어 체육 동호회 가입 2위 종목이다. 그래서 선거철이면 정치인은 표를 얻기 위해 배드민턴 동호회를 찾는다. 비록 무게 5g에 불과하지만, 선거철의 셔틀콕은 매우 중량감이 있다.

지금은 선거철이 아니다. 하지만 정치권의 관심이 셔틀콕에 쏠려있다. ‘관행’이라는 이름의 체육계 문제들을 바로잡을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세영이 쏘아 올린 5g의 셔틀콕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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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 스포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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