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이스라엘, 수장 사망 추정" vs 이란 매체 "영향 안 받아"
이란, 이스라엘 규탄… 미, 중동 내 미군 태세 조정 지시
27일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큰 화염이 일어나고 있다. 베이루트=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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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27일(현지시간) 레바논 친(親)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고위급을 표적 공습한 이번 공격으로 헤즈볼라의 미사일 부대 지휘관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수장의 생사 여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 "헤즈볼라 본부 정밀 공격"... 6명 사망·91명 부상
27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건물이 무너져 잔해 더미가 쌓여 있다. 다히예=UPI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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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수석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IDF가 레바논 남부 다히예에 위치한 헤즈볼라 본부를 정밀 공격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28일 "이번 공격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91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AP에 따르면 이 지역의 고층 아파트 6채가 완전히 붕괴됐다.
레바논 안보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스라엘이 최고위층이 주로 있는 지역을 표적 공습했다"며 "이스라엘과의 분쟁이 시작된 이후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에서 일어난 최대 규모 공격이었다"고 말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2006년 레바논 내전 베이루트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공습이었으며,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주요 타깃이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수장 생사 여부 관측 엇갈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은 헤즈볼라 지도부에 대한 표적 공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IDF는 28일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 사령관 무함마드 알리 이스마일과 부사령관을 비롯해 다른 사령관과 테러리스트까지 사살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 소식통은 로이터에 "헤즈볼라 고위 지도부와 연락이 두절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수장 나스랄라의 생사 여부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27일 폭격으로 이스라엘 당국은 나스랄라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국영 매체는 "현재 나스랄라는 안전한 곳에 있으며, 이번 공습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도 "헤즈볼라 고위 간부는 사망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나스랄라가 이날 공습 당시 헤즈볼라 본부 내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튿날인 28일에도 이어졌다. IDF는 "민간 주거용 건물 지하에 보관돼 있는 헤즈볼라 무기들을 겨냥, 공습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 총회에서 강공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한 직후 이뤄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연사로 나서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헤즈볼라를 해체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공격을) 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노골적인 전쟁범죄"… 미국 "중동 내 미군 태세 조정" 지시
27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시위대가 레바논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테헤란=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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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번 공격은 '노골적인 전쟁범죄'"라면서 "이스라엘 정권의 테러리스트적 본성을 또다시 보여줬다"고 규탄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다급히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양측이 서로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더 광범위한 외교적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살펴봐야 한다"며 "우리는 충돌이 아니라 외교가 진전의 길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우리는 이번 작전에 관여하지 않았고 사전 통보도 받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외교적 해결책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습 소식을 듣고 "억제력 강화, 미군 보호 등을 위해 필요에 따라 중동 내 미군 태세를 조정하라"고 지시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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