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지방 도시 간 협력, 한·중 우호 공고히 하는 교두보 될 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근 한·중 지방 간 교류가 활기를 찾고 있다. 중앙 정부 차원의 소통과 비교했을 때 국제 환경의 변화나 정치적 요인의 영향을 덜 받아 새로운 한·중 협력의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국 출판물을 외국어로 번역·출판하는 중국 외문국(外文局)의 월간지 〈중국〉은 최근 유성훈 서울시 금천구청장의 인터뷰를 실으며 한·중 지방정부 간 협력의 좋은 사례를 소개했다. 다음은 월간 〈중국〉의 인터뷰 내용이다.

중앙일보

유성훈 서울시 금천구청장




그동안 나는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중국 도시를 여러 차례 방문한 기회가 있었다. 지난 20년간 중국의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발전을 목격하면서 중국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다.

한국과 중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중요한 파트너로서 양국의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공동 이익에 부합하며 지역 발전과 번영에도 기여한다. 서울시 기초자치단체인 금천구는 이웃 나라 중국과의 교류를 매우 중요한 구정 운영 기조 중 하나로 삼고 여러 도시와 우호 협력을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 원덩(文登)구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인적교류에도 힘썼다. 2년간 공무원 상호 파견을 추진하고 금천구 지역 내 주민을 ‘중국어 장학생’으로 선발해 웨이하이시 현지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이고 심층적인 교류를 추진했다. 이런 활기찬 교류의 물결은 코로나 19 대유행 기간에도 이어졌다. 2020년 8월 5일, 금천구는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와 전 세계 최초로 도시 간 비대면 우호 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7월, 금천구는 단둥시에 대표단을 파견해 우호 방문했다. 나는 구청장으로서 대표단을 이끌고 도시 전체를 둘러보며 단둥에 매료됐다. 상호 발전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단둥시는 지리적 위치, 우수한 생태환경, 풍부한 물적 자원, 강력한 산업 기반, 넓은 발전 공간 등 다양한 강점을 가지고 있고 금천구와는 여러 분야와 차원에서 상생 협력을 통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 페이웨이둥(裴偉東) 단둥시위원회 당서기와 간담회를 통해 상호 행정 비전도 같은 방향임을 확인했다. ‘인민이 평온하게 살기 좋은 여유 있는 도시’라는 단둥시의 목표가 ‘동네방네 행복도시, 금천구’라는 우리구의 목표와도 일맥상통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러한 공통 가치를 바탕으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경제와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교류를 확대하고 양 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윈윈(Win-win) 협력 모델을 구축하길 기대한다.

중앙일보

올해 7월 금천구 대표단이 중국 단둥시를 방문해 관계자의 브리핑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 월간 중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중국 방문은 단둥시와 교류를 심화시켰을 뿐 아니라 그동안 한국과 상대적으로 경제적·문화적 교류·협력이 적었던 시짱 자치구(西藏自治區)와 우호 교류에도 물꼬를 트는 성과를 거뒀다. 주한중국대사관과 시짱 자치구 정부 및 한중우호도시협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르카쩌(日喀則)시와 교류의향서를 체결했다. 이는 르카쩌시가 해외 기초자치단체와 맺는 최초의 우호 협력 체결로 그 의미가 더욱 깊다. 르카쩌는 풍부한 자연환경이 다채롭고 화려한 문화 자원을 가진 도시다. 앞으로 문화, 경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지방 정부 간 우수 협력 사례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는 중국 방문뿐만 아니라 중국 자매도시의 금천구 방문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올 8월에는 2015년 우호 도시 체결 이후 처음으로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시에서 금천구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양 도시는 문화, 관광 및 빅데이터 산업 등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재 금천구는 구이양시와 우호 협력을 체결한 유일한 한국 도시다. 앞으로 구이양시와 상호 발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나갈 것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사회·경제적 발전 속도와 눈부신 성장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역시 비슷한 시기에 고도성장을 이뤘다. 빠르게 다변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속에서 양국은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나라는 비슷한 현실에 직면한 이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과 한국은 신흥·미래 산업에서 협력하고 발전할 수 있는 광범위한 전망을 공유하고 있다.

중앙일보

지난 7월 26일 중국 시짱 자치구를 방문한 금천구 대표단은 르카쩌시와 교류의향서를 체결했다. 사진 월간 중국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천구에는 한국 최초의 국가산업단지이자 과거 한국의 성장을 이끈 산업 동력이라고 볼 수 있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초창기 ‘구로공단’으로 불렸던 이곳은 한국 산업의 발전사를 오롯이 품고 있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의류, 섬유, 봉제 등 제조업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1971년에는 수출 10억 달러 달성이라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으며 한국 전체 수출의 10%를 차지하며 국가 발전의 주역이자 밑거름이 된 곳이다.

4차 산업 혁명의 바람을 타고 금천구는 경공업 위주의 산업에서 IT, 소프트웨어 등 최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에 주력하며 지식재산 산업 위주로 발전하고 있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속해 있는 행정구역 ‘금천구 (Geumcheon-Gu)’와 ‘가산동(Gasan-Dong)’의 영문 첫 이니셜인 ‘G’에 착안해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세계적인 산업단지로 거듭나길 바라는 뜻에서 ‘Great, Gorgeous, Global’의 첫 글자 ‘G’를 붙여 ‘G밸리’라고 부르고 있다. 이중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G밸리 2·3단지는 지식산업센터 102곳, 1만 3700개의 입주기업과 고용인원이 14만 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경제·일자리 창출의 중심지다.

G밸리를 기반으로 하는 금천구는 중국과 로봇 공학 및 인공지능 등 신흥·미래 산업 분야에서 협력할 공간이 많다. 한·중 도시 간 지속적인 우호 협력을 통해 양국 청년들이 최첨단 기술을 통한 교류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오는 11월 단둥시 대표단의 금천구 방문으로 양 도시 간 교류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특히 금나래아트홀에서 개최될 예정인 ‘단둥시 예술가들의 서예 및 사진 작품전’은 지역 주민들에게 다채로운 중국 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금천구는 산업·문화·스포츠·교육 분야에서 중국 도시와 적극적인 교류와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속적인 지방 도시 간 파트너십은 한·중 우호 관계를 공고히 하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한·중 시대, 공동 번영을 향해 함께 나아가게 할 것이다.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