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 피해자 고발대회 참석한 유족 |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아시아·태평양 전쟁 당시 일제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의 유족이 피해 사례를 고발하는 대회가 28일 광주 동구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열렸다.
피해자 지원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광주시가 공동 주관한 대회는 징용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이국언 시민모임 이사장의 사회로 시작한 대회에는 서태석·한문수·박진주·천양기·박철희 등 유족 5명, 시민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유족들은 어릴 적 자신이 기억하는 가족에 대한 모습과 동원 이후 알게 된 피해 사례를 참석자들에게 증언했다.
1941년 일본 해군 군무원으로 붙들려 간 서씨의 아버지 서조왕금씨는 1943년 5월 남태평양 팔라우섬에서 사망했다.
징용을 피하기 위해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처가가 있는 전남 담양으로 이동했지만, 서씨가 7살이 되던 해 강제 징용됐다.
서씨는 대회 도중 아버지와 함께 찍은 흑백사진을 꺼내 들고선 "사죄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행태가 너무 괘씸하다"며 "일본에서 돌아오지 못한 아버지 생각만 하면 한이 맺힌다"고 말했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아버지와 이별한 한씨는 아버지 한두석에 대한 사연을 전했다.
구례 군청 직원인 한두석씨는 1942년 11월 남태평양 트럭 섬 소재 제4해군시설부 활주로 건설 현장에 끌려갔다.
징용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전사 통지서가 집으로 왔고, 슬픔을 이기지 못한 한씨의 할아버지도 화병으로 숨졌다.
한 씨는 "평생 아버지만을 기다리던 어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강제 동원 유족회 활동을 늦은 나이에 시작하게 됐다"며 "징용 피해자 유족들은 아직도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후손들이 이 나라를 잘 지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밖에 일본 탄광에 끌려갔다가 숨진 천병오씨·제주도에 있는 일본군 해안 진지 공사 현장에 투입됐다가 숨진 박검술씨 등의 이야기가 유족들에 의해 발표됐다.
da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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