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과 별개로, 서울 등 수도권에 245억 원을 들여 또다른 독립기념관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습니다.
만주 등지의 무장투쟁에 비해 덜 알려진 국내에서의 독립운동을 알리기 위해서라는데 결국, 뉴라이트의 시각을 반영한 기념관을 세금으로 짓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987년 광복절 개관한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응해 온 국민이 성금을 모아 문을 열었습니다.
독립운동에 관한 연구와 전시, 교육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런데 국가보훈부가 독립기념관을 추가로 짓겠다며 예산을 편성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가칭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
보훈부는 245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건물을 짓겠다며 이와 관련한 내년 예산안을 제출했습니다.
내년부터 설계공모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중국 등 국외 독립운동이나 무장투쟁에 비해 덜 조명된 국내 교육, 문화 중심의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취지입니다.
근거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3·1절 기념사.
[윤석열 대통령 (지난 3.1절 기념식)]
"저는 이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역사가 대대손손 올바르게 전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과거 정부가 무장독립운동만 평가한 채 나머지 독립운동은 친일파로 몰아갔다는 의미의 이 기념사 15일 뒤.
보훈부는 문화, 계몽운동에서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발굴한다며 2억 원짜리 연구용역을 공모했습니다.
이 용역을 독립기념관장이 된 당시 김형석 대한민국 역사와미래재단 이사장이 수의계약으로 따냈습니다.
연구엔 뉴라이트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역사학계에선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시도처럼 독립운동을 국외 무장투쟁과 국내 교육문화운동으로 갈라치기하는 시각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국내 독립운동이 저평가 돼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뉴라이트적 인식의 연장선이라는 것입니다.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천안 독립기념관에도 이미 국내 독립운동, 해외 독립운동 계열별 독립운동이 잘 정리가 돼 있어요. 입맛에 맞는 독립운동가들을 내세워서 하고 싶은 거겠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만들 '새 독립기념관'이 무엇을 기념할지 안 봐도 비디오"라며 예산에 대한 정밀 검증을 예고했습니다.
보훈부는 새 독립기념관은 내년 광복 80주년 기념 사업의 중심이라며 기념관의 대략적 방향은 내년 초 공모를 통해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고헌주, 독고명 / 영상편집 : 김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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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고헌주, 독고명 / 영상편집 : 김진우 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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