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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란 최고지도자 “모든 무슬림, 헤즈볼라 지원하라”...중동 확전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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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자신도 암살 공격 우려해 은신처로 대피한 듯”

조선일보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2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이라크 전쟁 참전 군인 및 퇴역 군인들과의 만나 인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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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28일 전 세계 모든 무슬림(이슬람 신자)을 대상으로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전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에 대한 표적 공습으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군이 발표한 지 수시간 만이다. 하메네이는 현재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 가능성을 우려해 안전한 곳에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이는 이날 낮 성명을 통해 “레바논과 자랑스러운 헤즈볼라 지원에 나서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며 “사악한 (이스라엘) 정권에 맞서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집권 테러리스트들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가자에서 전쟁 범죄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며 “그들의 하찮은 힘으로는 강력한 헤즈볼라 조직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메네이는 이란 내 은밀한 곳으로 몸을 대피한 상태에서 이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하메네이는 현재 신변 안전을 위해 보안을 강화한 곳으로 이동한 상황”이라며 “헤즈볼라 및 다른 친이란 무장단체들과 이후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는 20일 이후 계속된 이스라엘의 맹폭 속에 고위 지휘관이 잇따라 사망하고, 미사일과 로켓 발사대가 대거 파괴되자 이란에 “이스라엘 공격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이란 당국은 그러나 여러 이유를 들어 이를 거절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나스랄라의 사망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란은 또 한 번 이스라엘과 확전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란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수차례의 공습을 주고 받으며 전면전 직전까지 갔으나 중동 내 확전의 부담 때문에 이스라엘 공격을 자제해왔다. 지난 7월 30일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탄 암살을 당했을 때도 ‘보복’을 선언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보복 작전을 벌이지 못했다. 오히려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며 이란을 난감한 상황에 몰아 넣어 왔다.

이와 관련 세브데트 일마즈 튀르키예 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나스랄라 사망이 사실인지) 이 정보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만약 사실일 경우 이는 분명히 중동 내 갈등 확산(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오후 늦게 ‘새로운 질서(New Order)’라는 작전명으로 헤즈볼라의 본부가 있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다히예를 표적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의 F-35 스텔스기 등 최신 전폭기가 대거 동원돼 지하 시설을 집중 타격하는 ‘벙커버스터’ 폭탄 등을 퍼부었다. 이로 인해 건물 여섯 채가 붕괴됐고 최소 2명의 사망자와 7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스라엘군은 다음날인 28일 “이번 작전으로 헤즈볼라 수장 나스랄라를 제거했다”며 “이스라엘인을 위협하는 자는 누구든 찾아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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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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