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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저작권 법적 공방…'베끼기' 관행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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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게임사들, '라이크'류에 전면전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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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IP)을 둘러싼 국내외 게임사 간 법적 공방이 줄을 잇고 있다. 게임시장이 침체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흥행작을 지키려고 게임사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그간 '장르의 유사성'으로 치부하면서 쉬쉬해 온 게임업계의 베끼기 관행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넥슨-아이언메이스, 다음달 24일 1심 선고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넥슨코리아가 아이언메이스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영업비밀침해금지 소송 판결이 다음달 24일 선고된다. 넥슨은 아이언메이스가 자사 미공개 프로젝트 'P3'의 소스코드와 개발정보를 무단유출해 '다크 앤 다커'를 개발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아이언메이스는 세부적인 아이디어 면에서는 P3와 다크 앤 다커의 차이가 두드러진다고 반박했다. 넥슨이 이미 시장성이 없다면서 P3를 포기했고, 공표되지 않은 P3는 넥슨의 업무상 저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쳤다. 유사한 점은 어디까지나 장르의 유사성으로 볼 수 있다고 봤다.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 소송은 다른 게임사 간 저작권 소송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저작권을 침해당한 프로젝트 P3가 공표되지 않았고, 개발이 중단된 미완성 게임이니만큼 독자적인 '저작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불확실하다. 변론기일에서도 업무상 저작물 여부를 두고 치열한 법적 공방을 펼쳤다.

엔씨도 칼 빼들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웹젠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손해배상 청구 소송 변론기일도 다음달 24일 진행된다. 앞서 엔씨는 2020년 8월 출시한 웹젠의 'R2M'이 리니지M을 모방·표절하면서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저작권 침해 주장은 기각하고,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만 인용했다. 이에 엔씨는 항소하고 손해배상금 규모도 11억원에서 601억원으로 늘려 잡았다.

엔씨와 웹젠 간 소송은 '성과물 도용'에 초점을 뒀다. 지난 12일 열린 재판기일에서 엔씨 측은 성과물 도용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리니지M을 모방해 웹젠 측이 R2M을 개발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했고, 이용자를 유인했다는 설명이다. 반면 웹젠 측은 유사성을 주장한 요소가 전체 게임의 일부로, 이용자를 유인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엔씨는 R2M을 비롯해 '리니지 라이크'에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 워'와 레드랩게임즈의 '롬(ROM)'이 각각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리니지W'을 표절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ROM의 경우 대만지적재산법원에도 소송을 제기했다. 공교롭게도 두 게임 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중이다.

닌텐도도 참전…"더는 눈감지 않아"

글로벌 게임사도 저작권 지키기에 나섰다. 닌텐도는 일본 인디 개발사 포켓페어의 '팰월드'를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 인기 게임 '포켓몬스터'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본 셈이다. 팰월드 IP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을 준비 중이던 크래프톤에도 불똥이 튀었다. 크래프톤은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관련 공고 명칭을 '팰월드 모바일'에서 '뉴 프로젝트(New Project)'로 바꿨다.

과거 게임업계는 일부 시스템이나 콘텐츠가 유사해도 소송까지 이어지는 일은 많지 않았다. 장르적으로 유사한 것일뿐 표절로 보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류작이 쏟아지면서 이용자들이 피로를 느끼고, 원작 IP가 훼손돼 경제적 이익을 침해당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게임사 간 법적 분쟁이 확산하면서 국내 로펌이 관련 조직을 꾸리기도 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흥행작이 하나 나오면 비슷한 게임이 쏟아졌고, 그래도 눈감아주는 일이 많았는데 분위기가 바뀌었다"면서 "지식재산권(IP)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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