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서울 동대문던던점 뷰티존에 진열된 인기 브랜드 ‘마녀공장’의 기초화장품 제품들. 세븐일레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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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계가 ‘가성비’를 앞세운 초저가 화장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화장품 유통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여행 가서 급할 때 화장품 사는 곳’에서 탈피해 편의점 주요 고객층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를 공략하겠다는 취지다. 편의점이 압도적 접근성과 초저가 전략으로 새로운 화장품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부상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동대문의 한 쇼핑몰 내에 패션·뷰티 제품을 메인으로 내세운 ‘세븐일레븐 동대문던던점’을 오픈했다고 29일 밝혔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상권의 특징을 살려, 그간 편의점에서는 비주류 카테고리로 분류됐던 패션과 뷰티 영역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편의점이 본격적으로 화장품 카테고리를 전면에 내세운 매장을 냈다는 데 주목한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은 간편식 등 식품을 전면에 내세우는데, 이 매장은 입구 전면에 패션·뷰티존을 배치했다. 뷰티존에서는 해외 소비자들에게 인지도와 인기가 높은 한국 스킨케어 인디브랜드인 마녀공장·메디힐·셀퓨전씨의 기초화장품 30여종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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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른 편의점들도 1만원 미만의 국내 중소기업 화장품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며 초저가 화장품 판매를 늘려가고 있다. GS25는 지난 7월 스킨케어 브랜드 듀이트리, 메디힐과 협업해 700원짜리 마스크팩과 5000원짜리 크림 등을 내놨다. CU는 최근 엔젤루카와 손잡고 용량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가격을 3000원으로 맞춘 기초화장품 3종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24도 뷰티브랜드 플루와 손잡고 7900원짜리 편의점 전용 화장품 3종을 출시했다.

편의점들이 초저가 소용량 뷰티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주력 소비층인 10~20대를 겨냥한 것이다. CU에 따르면 전년 대비 화장품 매출 증가율은 2022년 24.0%, 지난해 28.3%, 올해 1~9월 14.7%로 등락은 있지만 매년 두 자릿수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화장품 구매 고객 중 42.3%는 10대, 32.3%는 20대로 10명 중 7명은 10~20대였다.

초저가 화장품 시장을 개척한 생활용품점 다이소의 성공을 벤치마킹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다이소는 2021년부터 용량을 줄이고 가격을 5000원 이하 균일가로 맞춘 초저가 화장품을 판매했다. ‘다이소 화장품’은 주머니가 가벼운 10~20대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올해 1~8월 화장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다. 초저가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확인되자 다이소와 주요 고객층이 겹치는 편의점도 실적 정체를 해소할 새 성장 동력으로 화장품을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코스 중 하나로 부상한 상황에서 K-뷰티 제품을 선호하는 외국인 수요를 잡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최근 편의점들은 K팝 앨범 예약판매 등을 받으며 관광객 수요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앞으로 편의점이 10~20대의 주요 화장품 구매 채널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당장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 절대강자인 올리브영의 아성을 따라잡기에는 부족하지만, 접근성이 높고 10~20대가 선호하는 편의점들이 초저가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 내에서는 주요 채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접근성을 바탕으로 편의점이 잘파세대의 새로운 화장품 구매 채널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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