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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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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거리미사일 지역 평화 파괴” …中 왕이, 한·중 외교회담서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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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제79차 유엔총회에 참석 중인 조태열(왼쪽) 외교부 장관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왕이(오른쪽)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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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거론하며 우려를 제기했다. 중국은 미국이 대만과 인접한 필리핀 루손 섬에 배치한 중거리미사일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왕 부장은 28일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 뉴욕에서 조태열 외교장관과 가진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이 본 지역에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며 지역 국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29일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월 필리핀과 합동 군사훈련 기간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스템인 '타이폰'(Typhon)을 배치했다. 이는 냉전 이후 미국이 처음으로 해외에 배치한 중거리 미사일로 최대 사정거리 2500㎞의 토마호크 유도미사일과 사거리 460㎞의 방공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이 증명된 타이폰 시스템은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동부전구 사령부와 중국의 해군기지 70%, 공군기지 절반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열린 이번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도 논의됐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회담에서 조 장관은 “북한이 연이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하는 한편, 10월 초 최고인민회의시 헌법 개정을 통해 각종 도발을 예고하는 등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부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양국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평화와 대화를 촉진하고 한반도의 오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건설적 역할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에서 탈북민 문제도 제기됐다. 조 장관은 탈북민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또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중 간에는 올해 하반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페루) 등 계기에 양호한 교류의 흐름을 이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오늘 부장과의 대화가 11월 APEC 정상회의시 한·중 고위급교류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11월 APEC정상회의를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회담 개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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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이 뉴욕에서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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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 대선 직후 바이든·시진핑 회담 열릴 듯



한편 오는 11월 미국 대선 직후 페루 리마에서 열릴 APEC 회의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전망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왕이 부장과 회담을 갖고 양자 관계 및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중국의 러시아 군사 지원 문제 등을 협의했다고 미·중 외교당국이 밝혔다.

회담 후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왕이 부장과 정상간 소통의 중요성에 동의했다”며 “앞으로 몇 주, 몇 달 안에 이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상회담을 시사했다.

미·중 외교장관은 대만과 러시아 문제를 놓고서는 첨예하게 대립했다. 왕 부장은 “현재 대만해협 정세의 최대 위험은 ‘라이칭더(賴淸德) 부류’의 갈수록 창궐하는 ‘대만독립’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일 미국이 진심으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희망한다면, 대만 무장을 멈추고, ‘대만독립’을 공개 반대하며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하라”고 주장했다. 또 “국가 안보를 범정치화해선 안된다”며 “‘작은 운동장과 높은 장벽’이 ‘큰 운동장과 강철 장벽’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 방위산업에 대한 중국의 지원과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했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블링컨은 “러시아가 수입하는 방산 기계 도구의 약 70%가 중국과 홍콩에서 들어오고, 마이크로 전자제품의 90%가 중국과 홍콩에서 수입된다”며 “이것들이 러시아가 미사일·로켓·장갑차·탄약을 생산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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