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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순천 10대 여학생 피습 현장에 분향소...시민들 국화꽃 놓고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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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요청에 순천시 분향소 만들어

범인 운영한 식당에는 분노의 댓글

조선일보

29일 새벽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마련된 '묻지마 살인(추정)'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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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10대 여학생을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남성의 신상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의 공분과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해당 사건 피의자는 혼자 소주 4병을 마신 뒤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전남 순천시에 따르면 지난 26일 순천시 조례동의 한 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던 남성에게 흉기 피습을 당해 숨진 여학생 A(18)양을 애도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청을 받고 사건 현장에 분향소를 열었다.

시민들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다음 생에서는 고통 없길 바란다”는 글과 국화꽃을 남기며 A양의 넋을 달래고 있다.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1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박모(30)씨를 구속해 수사 중이다. 박씨는 지난 26일 0시 40분쯤 전남 순천시 조례동의 한 거리에서 A(18)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흉기 피습을 당한 뒤 목격자가 “아는 사람이냐”고 묻자 “모르는 사람”이라고 답한 뒤 의식을 잃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부와 가슴 등에 중상을 입은 A양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박씨는 약 2시간 30분이 지난 뒤 범행 현장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곳에서 다른 사람과 시비가 붙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박씨가 검거된 뒤 그의 성명, 직업, 나이 등 신상정보도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박씨는 다른 지역 출신으로 약 3개월 전 순천에서 프랜차이즈 식당을 열었다고 한다. 현재 이 식당 온라인 리뷰 창에는 “살인자” “평생 손가락질 받고 고통 속에 살아라”는 내용이 담긴 댓글이 달리고 있다.

A양은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찰관을 꿈꾸며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박씨가 사건에 앞서 여자친구와 다툰 정황을 확인하고 홧김에 ‘묻지마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박씨는 지난 28일 광주지법 순천지원에서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A양과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또 범행 이유에 대해 “(사건 당시) 소주를 네 병 정도 마셔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며 “증거는 다 나왔기 때문에 (범행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남경찰청은 30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박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심의한다.

현행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은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충분한 증거, 국민의 알 권리, 공공의 이익 등 요건을 충족하면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얼굴·성명·나이 등 피의자 정보를 전남경찰청 홈페이지에 게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순천=진창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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