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30 (월)

[마켓뷰] 5년째 ‘9월 징크스’… 코스피 2600선 내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도 주식시장은 ‘9월 징크스’를 반복했다. 코스피·코스닥지수는 2020년 이후 5년째 9월 수익률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며 4년 6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지만, 국내 증시는 유동성 부담을 덜고도 부진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30일 코스피지수는 2593.27로 장을 마쳤다. 전 거래일보다 56.51포인트(2.13%) 하락하면서 26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10.61포인트(1.37%) 내린 763.88로 마감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81.04포인트(3.03%), 3.78포인트(0.49%) 빠졌다.

조선비즈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지급준비율 인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든 중국으로 자금이 쏠린 여파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는 한국 증시 마감 시각 기준 각각 6%대, 9%대 강세를 보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인 배경은 다양하지만, 중국 시장으로 자금 이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그나마 중국 증시가 국경절 연휴로 다음 달 7일까지 휴장해 수급 문제가 일단락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내 증시 약세의 더 근본적인 배경으로는 국내 기업에 대한 눈높이 자체가 하락한 사실이 꼽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합산 영업이익은 이달 들어 4.3% 하락했다. 하락분의 80%를 반도체 업종이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각각 4%, 5% 넘게 하락했다. 이달로 넓혀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0.5%(900원) 올랐으나, 삼성전자는 17.2%(1만2800원) 내리면서 최근 1년 중 최저가를 찍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초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정보기술(IT) 업종의 실적 내용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드는 만큼 반도체 업종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부담”이라고 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에너지·화학·디스플레이 등의 업종 영업이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기간은 이미 컨센서스가 하락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며 “기업이 발표한 실적이 기대에 부합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도 1305원까지 내리면서 수출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치는 더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 시 누릴 수 있는 환차익이 그만큼 줄어든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4% 넘게 내린 것도 같은 맥락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의 2025년 그림도 좋지 않아 경기와 정치 리스크가 완화하기 전까지 박스권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조원, 494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9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7조6490억원어치를 팔았다. 2021년 이후 가장 큰 순매도 규모다.

일본 시장도 한국 증시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신임 총재의 일본 차기 총리 취임을 앞두고 엔화 강세와 일본 증시 약세가 나타났다. 이시바 총재가 금리 인상을 비롯한 재정 건전화를 지향해서다. 미국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이달 초 146엔대에서 141엔대까지 하락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싼 이자로 엔화를 빌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국가·상품에 투자하는 방법) 추가 청산 우려를 키웠다.

국내 주식시장은 징검다리 연휴 동안 나오는 각종 지표를 소화하며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날 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이 있고, 국군의날 임시 공휴일인 10월 1일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8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결과가 나온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