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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금통위 코앞서 만난 최상목·이창용 “낡은 경제구조론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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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한국 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 타운홀 미팅에 앞서 정원을 걷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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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수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통화 수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만나 “낡은 경제 구조를 그대로 두고 조금씩 수리하며 경제를 이끌어가는 데 한계에 다다랐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11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서다.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30일 세종시 기재부 청사에서 기재부·한은 직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 경제 고르디우스의 매듭 풀기: 지속 가능 경제를 위한 구조 개혁’이란 주제의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지난 2월 최 부총리가 한은을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차원에서다.

최 부총리는 “단기·경기적 이슈로 보이는 문제도 기저에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어 구조 개혁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낡은 경제 구조를 시대에 맞게 개혁해야 하지만, 막상 개별 사안에 들어가면 세대·지역·계층 간 갈등으로 구조 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며 “모든 계층을 만족시킬 수 없겠지만, 기존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공급자 간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구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 성장률 하락,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역소멸, 계층 이동성 약화 등 겹겹이 쌓여 ‘고르디우스의 매듭’에 가까운 문제를 풀기 위한 구조 개혁 없이 기존의 통화 혹은 재정 정책만으로 경제 문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한은 금통위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기준 금리를 내리더라도 그것만으로 경제 문제를 풀기 어렵다는 ‘명분 쌓기’로 볼 수 있다.

구조 개혁 해법으로 최 부총리는 “정보기술(IT)과 수출 강국인 한국은 서비스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1990년대 중반 이후 ‘기술 기반 혁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산업 혁신을 이뤄내 잠재 성장률을 반등시킨 미국 사례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 수요에 맞는 해외 우수 인재에 대해서는 관련 제도와 규정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인구 감소 시대에 ‘분산된 지역 투자’로는 투자 효율과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비수도권 거점 도시 중심으로 균형 발전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은 총재가 기재부를 방문한 건 이 날이 처음이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문제를 의식해 정부와 교류를 꺼려온 과거와 다른 행보다.

☞고르디우스의 매듭(Gordian Knot)=알렉산더 대왕이 칼로 잘랐다고 하는 전설 속 매듭. 생각지 못한 대담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쓰는 수사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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