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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문체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규정과 절차 위반 판단...최종 발표는 30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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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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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남자 A대표팀 감독이 30일 축구협회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예선B조 3-4차전 소집 명단을 밝히고 있다(사진 제공=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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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뉴스) 김병용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해 중간발표를 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전반적인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문체부는 클린스만 위르겐 감독부터 후임 홍명보 감독에 이르기까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의 규정 위반과 정몽규 회장의 규정에 없는 권한에 대해 월권을 행사했다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2월 아시안컵 졸전 끝에 4강 탈락의 책임을 물어 클린스만 위르겐 감독이 경질된 후 6개월 동안 각종 논란과 말 바꾸기로 A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공정성, 규정에 맞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는지에 합법성에 관한 문제가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양한 언론에 통해 연일 오르내렸고, 이에 국회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현안 질의를 통해 날카롭게 추궁하는 자리를 가졌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홍명보 감독,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은 국민적 정서에 반하는 궁색한 변명과 회피성 발언으로 가뜩이나 성난 민심에 기름에 불을 붙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신뢰을 잃은 정몽규 회장과 현 집행부의 즉각 사퇴와 혁신을 주문하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가세했고, 윤석열 대통령도 문체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국가대표는 국민의 자부심이 되어야 한다"며 "특히 국민에게 큰 관심과 사랑을 받는 축구 대표팀의 감독 선발은 과정부터 공정하고 책임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면서 문체부의 역할을 주문하며 압박의 강도를 더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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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김현준 감사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해 중간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출저=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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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문체부 김현준 감사관의 발표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부터 국가대표 전력 강화위원회가 재 기능을 못하도록 무력화시켰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시 2023년 1월 당시 마이클 밀러 전력강화위원장과 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가 구성되기도 전에 이미 감독 후보자 명단을 작성하고 에이전트를 통해 감독들과 접촉을 진행하였다. 이후 전강위 구성하고도 축구협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첫 번째 회의에서 밀러 위원장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하도록 요청했다.

이후 일차천리로 진행된 2차 회의에서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통보하는 등의 전력 강화위원들은 처음부터 배제되어 후보자 면접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했으며, 이에 밀러 위원장 단독으로 후보자를 5명으로 최종 압축해 1차 면접도 밀러 위원장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등의 전강위를 무력화시키는 절차 위반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장인 정몽규 회장의 월권행위를 문제 삼았다.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팀 감독은 전력 강화위원회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몽규 회장이 클린스만을 포함한 최종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해 최종 2차 면접을 진행하는 등 감독 선임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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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한국 남자 A대표팀 감독이 30일 축구협회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예선B조 3-4차전 소집 명단 발표하는 자리에서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사진 제공=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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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축구협회는 정몽규 회장이 1, 2순위 감독 후보자와 화상 미팅을 한 것은 면접이 아닌 의견 청취를 위한 면담이었고, 후보자 선정을 위한 절차가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축구협회는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각급 대표팀 지도자 선임 시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크리스마 감독 선임 시 규정에 따른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했다.

문체부 김효준 감사관은 여론이 들끓고 있는 국민적인 관심사인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서도 규정과 절차 위반이란 감사 결과를 밝혔다.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원도 아니고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위촉된 바도 없으며, 6월 30일 전력강화위원회 온라인 임시회의에서 위원들로부터 감독 추천 권한을 위임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축구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상의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가 역시 감독 선임 권한도 없는 회장과 부회장이 감독 선임 관련 권한을 위임하고 후속 조치 이행을 지시받았다는 이유로 감독 추천 과정에 관여해 최종 감독 후보자 3명에 대해 면접을 진행하고 우선순위를 정하여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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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활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 출처= K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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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빵집 면접으로 질타를 받은 면접 과정도 불공정했다고 판단했다. 다른 외국인 감독 후보자들과는 다른 사전 인터뷰 질문지 없이 참관인도 대동하지 않은 채 단독으로 장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요청하는 등 상식적인 면접 과정으로 보기 어렵고, 무엇보다 독대한 상황에서 실제 면접이라는 행위 자체가 이루어졌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한 문체위는 앞으로도 감독 선임,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지도자 자격 관리 이외에 축구협회 기관운영 관련 계약사항, 보조사업 운영 등에 관한 특정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축구협회의 부적정한 행정 처리와 불합리한 업무 관행, 제도 개선 사항 등이 없는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그 결과를 종합해 오는 30일 최종적으로 공개를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통령 등 정치권, 축구계의 질타에도 당장 정몽규 회장이나 홍명보 감독의 사퇴는 본인들이 버티는 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300억 이상 지원금을 받는 축구협회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10억원 이상의 재정 지원을 받는 공직 유관기관 단체에 해당되는 감사 대상이다. 이에 문체부가 행정, 정책 등에 감사와 검사를 할 수 있으나, 축구 대표팀 감독의 사퇴 등에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에 문체부 김효준 감사관은 감사 중간 발표 후 갖진 기자회견에서 축구협회에서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국민 여론과 상식과 공정이라는 관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할 걸로 기대한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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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김효준이 감사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에 대해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사진 출저=문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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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걸림돌이 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 정관 14조 1항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업무를 보장받아야 한다. 제3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으며 또한 15조에도 "어떠한 형태의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2015년 쿠웨이트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했다가 국재축구연맹(FIFA)에게 쿠웨이트축구협회에 자격 정지 처분을 당해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당하는 등의 국제무대에 나서지 못했던 사례가 있어 문체부나 대통령실이 감독의 사퇴 등의 직접적인 요구는 정부의 개입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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