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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90% 명중” VS “대부분 격추”…이란, 미사일 공격 성공?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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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한 식당이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가한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받아서, 부서졌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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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1일 이스라엘에 가한 미사일 공격은 성공했나?



이란은 90%가 목표물을 맞혔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스라엘과 미국은 대부분 격추했고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반박한다. 실상은 양쪽 주장의 중간 쯤인 것 같다.



이스라엘에 뚜렷한 피해를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주장은 맞다. 하지만,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일부가 이스라엘의 영공을 지나서 목표물인 군사기지 등에 떨어졌다는 점에서는 이란의 주장 역시 절반의 진실을 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란은 나름대로 자신들의 미사일 역량을 이스라엘에 경고한 셈이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의 동영상 분석에 따르면, 이날 이란 미사일이 가장 집중된 곳은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이스라엘의 네바팀 공군기지에 떨어졌다. 적어도 9발의 미사일 폭발이 목격됐다.



중부의 게데라 마을에 있는 한 학교도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고, 국내전선사령부의 지휘관인 라비 밀로 소장이 현장에 나갔다고 이스라엘방위군은 이날 늦게 성명을 통해 인정했다. 현장의 동영상을 보면, 건물의 무너진 벽 옆에 거대한 구덩이처럼 보이는 곳 옆에 병사들이 서있었다.



텔아비브 북부 교외에 있는 이스라엘의 대외정보기관인 모사드 본부 근처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 클립들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또 다른 동영상은 텔아비브의 한 식당이 피해를 입은 모습을 담았다.



텔아비브 동부의 라마트 간에서도 쇼핑몰이 두 대의 미사일에 맞아서 허물어진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올아왔다.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에서 이스라엘군이 찍어서 올린 동영상에서도 멀리서 수십발의 미사일 모습을 담았으나, 이 미사일들이 어디로 향했는지는 불명확하다.



이런 피해를 준 이란의 미사일들은 대부분 요격당한 잔해들로 보인다. 하지만, 이란 미사일이 국경을 넘어서 도심이나 목표물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이스라엘 방공망의 한계를 보여준다.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과 이스라엘의 방어를 지켜본 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패퇴됐고,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큰 피해가 없었다는 점에서는 효과가 없었으나, 이란 미사일이 완전히 “패퇴”됐는지는 의문이다.



그는 동지중해에 있는 미국 해군이 “나의 지시로” 이스라엘을 방위했다며 “실수는 없었고, 미국은 전적으로, 전적으로, 전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이번 공격에서 최신 미사일을 동원했다. 드론이 동원된 지난 4월 때와는 달리 모두 탄도미사일로 공격했고, 특히 파타흐 초음속 미사일도 최초로 실전에 동원됐다. 이스라엘 남부의 텔셰바의 황무지에 떨어진 검은색의 대형 미사일은 파타흐-1 초음속 미사일로 분석된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파타흐-1 미사일과 케이바르 셰칸 미사일은 이란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하기에 충분한 사정거리를 갖췄다. 이란의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공망을 분쇄하려고 파타흐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인 톰 카라코는 뉴욕타임스에 “지난 4월의 공격 때와는 달리, 더 많은 미사일이 통과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이날 180대의 미사일만 발사했다. 미국 쪽은 늦어도 1시간, 혹은 몇시간 전에 이스라엘에 이를 통보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란으로서는 더 많은 미사일을, 더 은밀하고 급작스럽게 발사할수도 있음을 은근히 시사한 것이다.



이번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무엇보다도 이스라엘 전역에 긴박한 비상사태를 일으켰다. 최대 도시인 텔아비브의 시민들은 이날 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방공호로 대피하는 등 내상을 입는 순간을 겪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대학원생인 탈랴 아시라트 다한은 남자 친구의 어머니 집에서 저녁을 먹는 동안 휴대폰으로 이스라엘 정부의 비상경계 통보를 받은 순간을 비비시(BBC)에 회고했다. 그는 “여성, 아동, 노인, 모든 사람들이 정어리 떼처럼 뭉쳐서 뛰어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그 작은 지하 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뭉쳐서 있으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열기가 나온다”고 진저리쳤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목욕 중인 아기를 알몸으로 데리고 나왔고, 임신한 여인도 그 옆에 있었다”며 “가자에서 참전한 휴가 중인 병사는 경보에 놀라서, 누구보다도 긴장한 열을 내뿜었다”고 회고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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