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최현준 감사관이 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독 선임 관련 감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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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임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해서 홍명보 감독과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 어렵다. ”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부분을 찾아냈다. 하지만 홍 감독의 해임을 요구하지 않았고 거취에 대해서는 축구협회의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문체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3주간 진행한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특정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프로축구 울산 HD를 이끌던 홍 감독은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의 부진으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으로 지난 7월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하지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박주호 해설위원이 홍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문체부는 감사에 돌입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홍 감독 선임과 관련된 진상을 명백히 밝히고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는 확실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3, 4차전에 나설 대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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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의 발표에 따르면 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권한이 없는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적으로 감독 후보를 추천토록 하고 면접 과정을 불투명·불공정하게 진행하는 등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감독 선임 과정을 이끌던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홍명보를 1순위로 한 최종 감독 후보군을 추린 뒤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물러나자 이 기술이사가 이후 선임 작업을 주도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는 정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해당 역할을 기술이사에게 맡긴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감사 과정에서 정 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이와 같은 요청을 한 사실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기술이사에게 감독 추천 권한이 있었다는 축구협회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사의 개입과 다른 후보자들과 다른 면접 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문체부는 “이 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원이 아니며 감독 추천 권한이 없음에도 감독 선임 후속 절차 진행을 위임받았다는 이유로 후보자 대면 면접을 진행한 후 추천 우선순위를 결정했다”며 “홍 감독과 대면 면접 과정은 질문지와 참관인 없이, 장시간(4~5시간) 기다리다 늦은 밤 홍 감독 자택 근처에서 면접 진행 중 감독직을 제안·요청하는 등 다른 면접 상황과 달랐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 이사 중 일부가 ‘서면 결의가 단순 요식행위에 가부 판정으로 의견을 낸다는 것에 유감’이라는 의견을 냈고, ‘정식 이사회 회부 요청’도 있었으나 의결정족수에 따라 홍 감독 선임 안건이 최종 의결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체부는 칼을 빼 들지는 않았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지만, 불법으로 조장한 게 없어 계약이 무효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수사를 의뢰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전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감독 선임 시 전력강화위원회 기능을 무력화하고, 전력강화위원이 해야 할 감독 후보자 면접(2차,최종)을 정 회장이 진행했으며, 이사회 선임 절차를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현재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는 모두 끝났고 결과를 정리하고 있다”고 밝힌 문체부는 “보조금 유용 등 추가적인 부분을 보완해 이달 말 최종 감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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