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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사설] 김 여사 스토커에 상습적으로 농락당한 대통령실, 이번이 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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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대통령 참모 출신인 김대남씨가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이명수씨에게 “김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죽으려 한다. 너희가 잘 기획해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한 통화 내용이 공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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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참모 출신인 김대남씨가 유튜버 이명수씨에게 “김 여사가 한동훈 때문에 죽으려 한다. 너희가 잘 기획해 (한동훈을) 치면 여사가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 통화는 지난 7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다. 김씨가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이씨와 5시간 동안 통화한 내용 중에는 ‘김 여사가 총선 공천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의 김씨 주장도 들어있다. 대선 캠프를 거쳐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선임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김씨는 이 통화 직후인 지난 8월 SGI서울보증 상근감사가 됐다.

이씨는 대통령과 그 부인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음해해온 사람이다. 용산 대통령실 출신 전직 참모가 이런 사람에게 한 대표를 공격하는 보도를 해달라고 부탁했다니 할 말을 잊게 한다. 김씨는 “통화 내용이 날조됐다”고 했고, 대통령실은 “김씨와 김 여사는 일면식도 없다”고 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사람이 한 번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친북 유튜브 채널 관계자에게 이렇게 수차례에 걸쳐 반복적으로 농락당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명수씨는 김 여사 스토커나 마찬가지인 인물이다. 대선 전인 2021년 7월부터 12월까지 48회에 걸쳐 7시간 50분 동안 김 여사와 통화한 내용을 MBC에 넘겼다. 명품 가방을 직접 구입해 최재영씨에게 건네 명품 가방 ‘함정 카메라’를 만든 사람도 이씨다. 최근에는 김 여사가 대통령 관저 주변을 심야에 산책하는 동영상을 자신의 차량 블랙박스로 촬영해 공개했다.

검찰은 2일 이씨 몰카로 시작된 김 여사 명품 가방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와 최재영씨 모두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김 여사에게 무혐의, 최씨에겐 기소 권고를 내린 것과 다른 결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김 여사 문제가 일단락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누구를 탓하기 앞서 김 여사와 대통령실 인물들이 스스로 문제를 만들고 있다.

스토커 같은 유튜버에게 상습적으로 당한 사람들의 판단력과 분별력은 정상이라고 볼 수가 없다. 지금 대통령 주변에 이런 사람은 얼마나 더 있는가. 유튜버의 김 여사와 대통령실 농락은 정말 이번이 끝인가.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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