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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이슈 물가와 GDP

물가상승률 1%대로 내렸지만, 체감물가는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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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류 급락’ 9월 1.6% 상승 그쳐

3년6개월 만에 상승률 1%대 진입

한은, 11일 기준금리 인하 나설듯

채소 11% 넘게 올라 밥상물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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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낮아졌다. 석유류 가격이 7% 넘게 떨어지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배추와 무를 비롯한 채소류 가격은 11% 넘게 뛰었다. 외식 가격 등이 포함되는 개인서비스 물가도 3%에 육박하는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1%대까지 떨어진 전체 물가 상승률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진 석유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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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2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6%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1%대를 보인 건 2021년 3월(1.9%) 이후 처음이다. 2021년 2월(1.4%)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이기도 하다.

물가 상승률이 전달보다 0.4%포인트나 낮아진 데는 석유류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석유류는 전년보다 7.6% 떨어지며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8%, 12% 내렸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7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보이면서 전체 물가는 0.32%포인트 낮아졌다. 여기다 1년 전 상승 폭이 컸던 탓에 오름세가 적게 나타나는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9월 전체 물가 상승률은 3.7%였다.

물가가 1%대를 보이면서 이달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이 물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근원물가(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은 2.0%로 전달(2.1%)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다소 변동이 있을 순 있지만 물가 상승률은 추세적으로 하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올 내내 3%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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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폭염과 폭우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으면서 채소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1.5% 뛰었다. 배추와 무가 각각 53.6%, 41.6% 올랐고 상추(31.5%), 풋고추(27.1%) 등도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채소류 가격은 올 6월부터 8월까지 전년 대비 하락세를 보였지만 폭염이 이어진 지난달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달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 상승률은 18.6%로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채소류가 끌어올린 물가 상승률만 0.19%포인트였다.

또 외식 등이 포함되는 개인서비스 물가도 전년보다 2.9% 올랐다. 개인서비스 물가는 올 1월부터 3%대에서 2% 후반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개인서비스 물가가 끌어올린 물가 상승률만 0.98%포인트였다. 생선 및 조개, 채소, 과실 등 50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도 3.4% 상승했다.

정부는 먹거리 물가 부담을 낮추기 위해 배추와 무, 당근, 수입 과일 전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관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또 처음으로 민간 수입업체에 물류비를 지원해 중국산 신선 배추 수입 물량도 3000t 내외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김장철을 앞둔 만큼 가을배추도 정부 가용 물량 6000t을 조기에 출하할 계획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밑돌다 연말로 갈수록 기저효과 등으로 2% 안팎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면서도 “중동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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