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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이슈 국방과 무기

이스라엘 “방공망 뚫고 날아온 이란 미사일 격퇴…피해 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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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군의 방공망 아이언돔이 지난해 10월 11일 가자에서 날아오는 로켓과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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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부가 이란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200여발이 자국에 큰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상당수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었다는 보도도 나온다.



이스라엘은 2일(현지시각) 전날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따른 피해를 초동 조사한 결과, “이란 미사일 대부분이 ‘애로우-3’ 등 높은 요격률을 자랑하는 방공망에 의해 요격되어 제한된 피해만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친 사람은 몇 있지만, 숨진 사람은 없고 건물 등이 일부 훼손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미사일 파편에 맞아 팔레스타인 남성 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 당국자는 “민간 부문에서도 충분한 대피시설을 갖추고 평소 대피 훈련으로 대비하고 있어서 방공망을 뚫고 날아온 미사일도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고 인구가 밀집한 도심과 군사 기지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이스라엘 중부 도시 텔아비브 근교의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본부 근처에도 미사일 한 발이 떨어졌으며, 텔아비브 북쪽 근교 도시 호드 하샤론에도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이들 미사일이 화염과 함께 폭발하는 영상은 온라인에도 올라와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있다.



호드 하샤론 시당국은 미사일 폭발로 집 100여채가 부서졌다고 말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미사일 폭발로 창문이 깨지고 문짝이 날아갔으며, 차들이 잔해만 남긴 채 처참하게 찌그러져 있다.



군 기지도 공격을 받았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는 네게브 사막에 있는 네바팀 공군기지 주변에 미사일이 폭발할 때 나오는 불꽃과 함께 쏟아지는 장면이 찍혀 있다. 이스라엘군은 “피해가 경미하며 비행기는 안전하다. 정상적인 기지 운용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피해 내용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다.



사해 근처 디모나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도 미사일 두 발이 날아왔다. 디모나시는 이스라엘의 핵시설이 있는 곳이다. 이들 미사일이 공중에서 요격됐는지 핵시설 등에 피해를 줬는지는 불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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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미사일 공격 다음날인 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아라드 근처 사막에서 이란의 미사일 잔해로 보이는 물체를 사람들이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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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에 이어 여섯 달 만이다. 그러나 이번이 더 강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이 지난 4월 이스라엘을 공격한 건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시설을 폭격해 쿠드스군 핵심 지휘관이 숨지자 이에 대한 보복 차원이었다. 그러나 당시 이란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공격 72시간 이전에 미리 공격계획을 통보해줬다. 확전을 피하기 위한 조처였다.



그러나 이번엔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미국은 이번에도 광범한 정찰 자산으로 이란의 미사일 공격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한 뒤 이스라엘이 대비할 수 있도록 통보해줬다.



파괴력 면에서도 이번이 더 컸다. 이란은 지난 4월 공격 땐 탄도미사일 120발, 순항미사일 30발, 드론 150여기를 동원했다. 이번엔 탄도미사일만 180여발을 쐈다. 지난 4월 때 더 많은 무기를 동원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효과는 이번이 더 강력하다는 평가다.



이란에서 이스라엘까지 15분이 채 걸리지 않는 탄도미사일은 속도가 훨씬 빨라 공중에서 요격하기가 더 어렵다. 또 탄도미사일은 훨씬 더 무거운 폭약을 탑재해 더 큰 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



이란은 이번에 네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이란의 공영 파스 통신이 전했다. 그 중 에마드와 가드르 미사일 두 종류는 지난 4월 공격 때도 사용한 미사일이다. 둘 다 샤하브-3의 개량형으로, 에마드의 사거리는 1700㎞, 가드르의 사거리는 1600~1950㎞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케이바르 셰칸과 파타-1미사일은 4월엔 쏘지 않은 최신형이다. 2020년 처음 공개된 케이바르 셰칸은 이란이 이스라엘군의 방공망을 뚫기 위해 개발한 정밀 유도 미사일이다. 사거리 1450㎞로 회피기동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파타-1은 이란이 자체 개발한 첫 극초음속미사일이라고 자랑하는 미사일이다. 이란은 마하 15가 넘는 속도로 날아가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뚫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파타-1의 극초음속 능력에 유보적인 평가도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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