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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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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외상 “아시아판 나토 미래 과제”… 이시바 낮은 지지율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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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퇴임 직전보다 2배 높지만… 내각 출범 직후론 2000년대 최저

첫 인선 보수 강경파 배제 반감에… ‘아시아판 나토’ 안보 불안감 겹쳐

27일 총선, 정국 운영 최대 변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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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일본 총리가 취임 직후 일본 주요 언론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0% 전후의 지지율을 얻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의 퇴임 직전 지지율보다 2배가량으로 높았지만, 2000년대 취임한 일본 총리 중엔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본에선 이시바 총리의 첫 내각 인선에서 집권 자민당 보수 강경파가 대거 배제되자 보수층의 지지도가 다소 낮아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 개정과 아시아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등 민감한 안보 이슈들이 주목받으며 이시바 정권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따라 27일 진행되는 총선 결과가 이시바 정권의 향후 안정적인 운영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역대 출범 내각 중 낮은 지지율

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46%로 기시다 전 총리 마지막 지지율 23%보다 2배 높았다. 같은 날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선 이시바 총리 지지율이 51%로 기시다 총리 퇴임 직전 지지율(25%)보다 갑절 이상 높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여론조사에서도 51%로, 조사 기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일본 내각이 발족한 직후의 지지율치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아사히신문은 “2000년대 출범한 일본 정권 중 기시다 총리 취임 직후(45%) 이후 2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심지어 닛케이 여론조사만 따지면 2000년대에 들어 가장 낮았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 취임 때(2008년 53%)보다도 낮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집권 자민당은 ‘총리 교체 효과’로 내각 지지율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다. 여야 간 정권 교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나쁘게 나올 경우 갓 출범한 이시바 정권의 동력이 크게 약해질 수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자민당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신뢰 회복을 위해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지율이 50%를 넘어 정부 여당은 안도하고 있지만, 새 내각 효과는 제한적이라 27일 총선에 대한 경계감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아시아판 나토’ 신중한 자세

여론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면서 이시바 정권 각료들은 급진적으로 비칠 수 있는 이슈에 대해 신중한 자세로 대처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의 대표 공약 중 하나였던 ‘아시아판 나토’에 대해서도 한 걸음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우려하는 한국, 자국 견제 움직임에 거부감이 강한 중국 등의 반발이 거세지면 이시바 총리의 구상이 동아시아 정세를 악화시키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야 다케시(巖屋毅) 외상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판 나토 구상에 대해 “미래의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시간을 들여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즉시 상호 간에 방위 의무를 지우는 듯한 기구를 아시아에 설립하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해외 정상 중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때 자신의 지론으로 밝혀 왔던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줄곧 미일 주둔군 지위 협정이 불평등하다는 점을 지적해 왔지만, 미국이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칫 미일 갈등 요인으로 부각될 경우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4일 취임 후 첫 국회 연설에서 한국과의 협력 공고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전 총리가 쌓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협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할 것이라는 내용을 연설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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