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4 (금)

인맥 시작은 가족이지만…해리스 주위엔 연합군, 트럼프는 충성파 [美대선 D-3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현지시간 11월 5일)를 한달여 앞둔 현재까지 대선 구도가 팽팽하게 전개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변 인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양 진영 중 한쪽이 백악관과 내각의 요직을 맡아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주도하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앙일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2일(현지시간) 복수의 현지 정치 컨설팅업체들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해리스와 트럼프의 인맥은 가족을 중심에 두고 방사형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정치 경력이 짧은 해리스가 자신의 기존 소수 측근 그룹에 전·현 정부 인사들을 ‘수혈’하는 것과는 달리, 이미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트럼프는 과거 우군 중에서도 충성심이 검증된 인물들을 인선 대상을 집중하는 차이점을 보였다.



이너서클 중심은 가족…여동생 vs 아들 부부



해리스의 최측근은 여동생 마야 해리스와 토니 웨스트 부부다. 마야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의 수석법률고문을 지냈고, 웨스트는 오바마 정부 때 법무차관을 거쳐 우버 부사장으로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해왔다.

중앙일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인맥의 핵심으로 꼽히는 여동생 마야 해리스와 남편(제부) 토니 웨스트.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특히 제부 웨스트가 주목받고 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직후 실리콘밸리에서 수천만 달러의 ‘실탄’을 확보해 경쟁자들을 초반에 주저앉혔다. 또 ‘2008년 오바마팀’을 끌어들여 해리스를 단숨에 민주당의 주류 후보로 끌어올리며 출마 명분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웨스트가 백악관 고문 또는 법무장관으로 발탁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해리스 당선시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 될 배우자 더그 엠호프 역시 확실한 ‘이너서클’이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트럼프 인맥의 시작도 가족이다. 다만 트럼프 1기 때 전면에 나섰던 장녀 이방카 부부 대신 이번에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부부가 중심에 섰다. 트럼프는 전면에 나선 두 아들 부부에게 강력한 권한까지 부여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부통령 후보 JD밴스 오하이오주 상원의원의 발탁에 관여했고, 앞으로도 “발탁돼선 안 될 사람을 거르겠다”며 인사권을 행사할 뜻을 밝혔다. 또 차남 에릭은 배우자 라라 트럼프가 공화당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직에 오르며 당의 ‘금고 열쇠’를 확보했다. 두 아들 부부가 꿰찬 인사권과 자금력은 현실 정치를 움직이는 데 가장 큰 힘을 낼 수 있는 요소다.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18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뒤 가족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부통령실 파워…공식라인은 ‘오바마·바이든’ 연합



가족으로 시작되지만, 두 사람의 네트워크 확장 방식은 차이를 보인다. 해리스 인맥의 핵심엔 수시로 의견을 나눠온 오랜 지인들이 존재한다. 동시에 백악관 부통령실에서 그간 호흡을 맞춰온 부통령실 인맥이 지인 그룹과 비견되는 최측근으로 자리잡고 있다.

중앙일보

제이미 해리슨(왼쪽)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과 미니언 무어 전당대회 위원장이 8월 19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 첫날 연설하고 있다. AD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인 그룹의 대표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시절부터 가깝게 지낸 미니언 무어다. 빌 클린턴과 힐러리 클린턴을 보좌한 흑인 여성 정치인으로, 이번엔 해리스의 전당대회위원회(DNCC)의 의장을 맡았다. 부통령실에선 로레인 볼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핵심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해리스 당선시 최근접 권력을 행사하는 ‘원투 펀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또 부통령실의 필립 고든 국가안보보좌관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승진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해리스의 공식 라인은 ‘바이든·오바마 연합군’의 성격이 강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캠프를 물려받은 뒤 오바마팀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인맥 중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젠 오맬리 딜런 전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실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오바마 정부 출신의 입김이 강해졌다는 평이 나온다. 오바마 캠프를 이끌었던 데이비드 플러프, 데이비드 액설로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현재 캠프의 막후 실세로 통한다. 일각에선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 측근 그룹과 바이든·오바마 정부 출신 등 3개 세력 간의 권력 다툼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증된 ‘내외곽’ 충성파…상당수 ‘골프 친구’



트럼프 주변엔 함께 일해본 사람 가운데 충성심이 확실하게 검증된 인사 중심의 폐쇄적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실세는 지근 거리에서 ‘고문’ 또는 별도 타이틀 없이 트럼프를 돕는 외곽 그룹이 꼽힌다. 여기엔 과거 대선 때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코리 르완도우스키와 켈리안 코웨이를 비롯해 ‘음모론자’로 불리며 트럼프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로 평가받는 캐시 파텔 등이 포함돼 있다.

중앙일보

차준홍 기자



외교 정책의 밑그림을 그린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리처드 그레넬 전 주독일 대사, 보호주의 정책을 강조하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강력한 국경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도 이 범주에 든다. 이들 중 상당수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자주 골프를 함께 칠만큼 가깝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공식 캠프도 오랜 측근들로 구성돼 있다. 다만 최근 합류한 인물 중 크리스 라시비타·수지 와일스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의 입지가 급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와일스는 당초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쪽에서 트럼프로 전향한 뒤 ‘마러라고의 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의 숨은 권력자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일보

지난달 27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지 와일즈와 크리스 라시비타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장에 도착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백악관엔 측근·내각엔 탕평…여성 약진 예고



두 사람의 인적 기반은 완전히 다른 성격의 인사를 시사한다. 해리스는 연합군 형태의 인맥을 감안한 ‘안정형 인사’ 가능성이 있다. 백악관엔 측근을, 내각엔 바이든·오바마 정부의 베테랑을 균형 있게 기용하는 그림이다. 특히 해리스가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여성의 약진에 무게를 실으며 인사 과정의 ‘잡음’을 무마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앙일보

지난 8월 1일 휴스턴의 조지 부시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의 부보좌관 에린 윌슨(왼쪽)이 로레인 볼레스 부통령 비서실장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리스는 백악관 핵심 참모진을 측근으로 채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비서실장 후보부터 최측근인 무어와 볼스가 나란히 1순위로 거론된다. 특히 두 사람 가운데 누가 발탁되더라도 모두 최초의 여성 비서실장이란 명분이 있다. 국가안보보좌관엔 고든 현 부통령 보좌관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경제 및 국내정책보좌관 후보군에도 부통령실 출신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대신 내각 인선에선 탕평이 고려될 전망이다. 국무부장관 후보로는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장의 발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바이든의 측근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과 해리스와 돈독한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 등이 후보군을 형성했다. 국방부는 오바마 때 차관을 지낸 미셸 플러노이가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플러노이가 임명된다면 그는 최초의 ‘흑인 여성’ 국방장관이 된다.

재무부 장관 후보군엔 바이든 정부의 핵심 성과인 인플레이션 방지법(IRA) 등을 주도한 지나 러몬도 현 상무부 장관과 오바마 재단의 초대 회장을 맡았던 월리 아데예모 현 재무부 부장관이 이름을 올려놨다. 두 사람 모두 여성이다.

중앙일보

2010년 당시 미셸 플러노이 국방부 정책 차관(왼쪽)이 합동참모본부 작전국장 존 팩스턴 해병 중장과 워싱턴의 국회의사당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진.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 2기’ 인선 코드 역시 ‘충성심’



트럼프가 당선되면 공식 인사에서도 충성심이 인선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 역시 백악관의 주요 보직은 최측근들로 채울 가능성이 크다. 유력한 시나리오 중에는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리처드 그레넬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븐 밀러 국내정책보좌관 체제가 될 거란 관측도 있다.

중앙일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 선거 캠페인에서 리처드 그레넬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장관 후보군에는 측근과 함께 의원·기업인 등도 거론된다. 외교·안보 분야에선 핵심 측근인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이 백악관 또는 국무·국방부 등에서 역할을 할 거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국무부장관 후보군엔 마르코 루비오·톰 코튼·빌 해거티 상원의원 등이 함께 올라있다. 국방부 장관으로는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장관, 크리스토퍼 밀러 전 국방부 장관 대행의 발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앙일보

김경진 기자


경제 분야에선 측근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가 재무부 또는 상무부 장관 등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트럼프가 월가 출신의 발탁을 예고하면서 재무부 장관 후보군엔 헤지펀드 매니저 존 폴슨과 스콧 베센 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상무부에도 기업인 출신으로 중소기업청장을 지냈던 린다 맥마흔, 정치 자금 모금에 기여한 기업인 레이 워시번의 장관 발탁 전망이 함께 나온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