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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 (금)

경기 침체 우려 잠잠해졌는데…美 경제 불확실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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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확전 우려에…유가 급등

47년 만에 파업 돌입한 항만 노조도 변수

“인플레이션 다시 생길 수 있어 우려”

헤럴드경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 기지에 도착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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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중동 전쟁 확산 우려와 미국 항만 노조 파업으로 미국 경제가 다시 혼란에 빠졌다. 각종 악재로 유가, 운송비 등이 오르면 겨우 잠잠해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기 불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1월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경제가 코로나19 확산 충격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는 통계가 나온지 일주일 만에 다시 새로운 외부 위험이 등장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6일 미 상무부는 국민 계정 통계 연례 갱신 결과에서 2018∼2023년 미국의 연평균 성장률을 종전 추계치보다 0.2%포인트 올린 2.3%로 조정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종전 추계 때보다 상향 조정됐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이 격화되면서 이란까지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이란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이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당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180여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재보복을 예고했다. 특히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논의 중”이라고 언급하면서 3일 국제유가는 5% 넘게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은 현재 5년래 최고치인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다.

오마이어 샤리프 인플레이션 인사이트 설립자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약 1만3300원) 상승할 경우 휘발유 1갤런 가격은 24센트(약 320원) 가량 상승한다” 이는 월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를 0.3%포인트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47년 만에 파업에 돌입한 미 항만 노조도 예상치 못한 변수다. 지난달 30일에 만료된 단체 협상 갱신 과정에서 노사가 임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미국 동해안과 멕시코만 일대 36개 항만의 화물 선적과 하역 작업이 중단됐다. 해당 노조 소속 항만 노동자만 4만5000명에 달한다.

NYT는 “파업이 지속되면 가구, 자동차, 농산물, 건축자재 등 운송이 중단돼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업이 진행되는 미국 동부 및 걸프 연안의 주요 항구는 미국 경제 전체 수출입 약 25%를 담당한다고 지적했다.

사무엘 툼스 판테온 소속 이코노미스트는 “일주일 정도에 그치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겠지만, 일주일을 넘을 경우 제조업과 소매업에 부담을 줄 것이며 많은 기업들이 손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이번 파업으로 미국 경제에 하루 최대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파업 지역 항구가 10일간 완전히 폐쇄되면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2%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종 위험 요소로 유가와 해상 운임비가 오르면 진정됐던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최근 ‘빅컷(0.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계획대로 기준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진다. 조셉 E. 가뇽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중동에서 석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항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인플레이션이 생길 수 있다”며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허리케인으로 조지아, 플로리다 등 미국 주요 도시의 경제 손실이 최대 1600억달러까지 예상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11월 미국 대선 등 정치적 여파도 상당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NYT는 “국내 및 국제 정세가 동시다발적으로 미치는 악영향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두달간 이어온 순풍 행보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위스콘신주 연설에서 항만 노조 파업을 언급하면서 “경제에 치명적인 사건이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상황이 인플레이션 압박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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