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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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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한미 방위비 협상 타결…연평균 상승율 3%대로 줄었다 [미 대선 전 방위비 협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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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부터 5년동안 적용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이 지난 2일 타결됐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방위비 협상 때마다 최대 쟁점이었던 첫해 총액 인상률은 8.3%로, 이후 매년 분담금을 물가에 연동해 올리기로 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적용돼 많은 비판을 받았던 국방비 인상률 연동 방식은 폐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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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종로구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태우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미국 측 린다 스펙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과 12차 SMA에 가서명하기 위해 만나 악수하는 모습.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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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연동으로 회귀…상한선 재도입"



4일 외교부는 "지난 4월 공식 협의를 시작해 5개월 동안 총 여덟 차례에 걸쳐 집중적인 협의를 한 결과 제8차 회의(지난달 25~27일, 지난 1~2일)를 통해 협상을 최종 타결했다"며 "12차 SMA의 유효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 수석대표는 한국 측은 이태우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미국 측 린다 스펙트 국무부 정치군사국 선임보좌관이 맡았다. 협정 가서명은 지난 3일 이뤄졌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현행 국방비 증가율 대신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연간 증가율로 하고, 상한선을 재도입한 것은 이번 협상의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또 "11차 SMA 유효기간 내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12차 SMA가 타결돼 안정적 이행을 담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SMA의 유효기간은 2025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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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울 용산구 국방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가 열리는 모습.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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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당시인 2021년 타결된 11차 SMA의 경우 매해 인상되는 방위비 분담금의 기준을 국방비 증가율에 연동했다. "우리 국력을 반영한 합리적 기준"이라면서다. 이런 기준에 따라 총액은 2020년 1조 389억원에서 2025년 1조 4028억원으로 35% 뛰었다. 연평균 상승률은 6.2%였다.

하지만 방위비와 국방비가 동반 상승하는 구조는 큰 결함으로 지적됐다. 한국의 국방 예산이 늘어날수록 연합 방위에 대한 한국의 기여도가 높아지는데, 상호 보완적인 두 비용이 함께 올라가는 것은 논리적 모순인 데다 한국 측의 부담이 갈수록 지나치게 커진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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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국방비 연동과 비교해 상승률 대폭 감소



하지만 12차 SMA에선 과거 7·8차 SMA 당시 적용하던 물가 연동 방식으로 이를 되돌렸다. 협정 첫해인 2026년 총액(1조 5192억원)을 시작점으로 2027~2030년에는 전년도 분담금에 전전년도 CPI 증가율을 반영해 총액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2027년에는 2025년 CPI를 적용하게 되는데 해당 년도 CPI인 2% 수준이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협정 마지막 해인 2030년에는 1조 6444억원으로 총액이 증가한다. 첫 해(2025년)와 비교해 17.2% 뛰는 셈이다. 연평균 상승률로 따지면 3.2%로 직전 11차 SMA(6.2%)의 절반 수준이다.

만약 12차 SMA에서도 11차 때처럼 국방비 증가율에 방위비를 연동했다면 큰 폭의 총액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2015년부터 지난 10년간 연평균 국방비 증가율이 5.25%였다는 점을 감안, 매해 국방비 증가율을 5%로 적용할 경우 협정 마지막 해인 2030년에는 방위비가 1조 8466억원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협정 마지막 해인 2030년에는 물가 연동 방식을 적용했을 때에 비해 약 2000억원을 더 내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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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이번 협정에선 연간증가율 상한선도 재도입해 5%로 설정했다. 외교부는 "이전 협정과 비교해 12차 SMA 기간 중 전체 분담금 규모의 상승률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예상치 못한 경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급격한 분담금 증가를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제도 개선 분야의 성과도 있었다고 정부는 자평한다. 대표적인 게 역외자산 정비 비용 폐지다. 한·미는 "방위비 분담금을 사용한 수리·정비 용역은 한반도 주둔 자산에만 해당한다"고 협정에 명시했다. 방위비 분담의 목적 자체가 주한미군 지원이라는 본래 취지에 맞게 한반도 밖에 있는 미군 자산의 정비를 위해 한국이 내는 분담금을 쓰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1조 5000억 돌파…소요형 달성 못 해



다만 12차 SMA에서도 첫해인 2026년에 적용되는 인상률은 8.3%로 1조 5192억원에 달한다. 한국에 무리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2020년 5월) 한국에 13억 달러, 당시 한화 1조 5900억원을 요구했는데, 결국 이런 수준에 육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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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시건에서 대선 유세를 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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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2026년 분담금은 최근 5년간 연평균 방위비 분담금 증가율(6.2%)에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증원 소요, 그리고 군사건설 분야에서 우리 국방부가 사용하는 건설관리비용 증액으로 인한 상승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투명하게 집행하기 위해 한국이 요구해온 '소요형'으로의 전환은 미측의 반대로 이번에도 무산됐다. 한국이 택한 '총액형'은 방위비의 총액부터 우선 합의한 뒤 지출 항목을 정하는 방식이다. 반면 전 세계에서 한국을 제외하고 미국과 SMA를 맺는 유일한 나라인 일본은 지출 항목을 합쳐 총액을 산출하는 '소요형'을 따른다. 외교부 당국자는 "총액형에서 소요형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협상단에서 주안점을 두고 제기했지만 한·미 간에 이견이 있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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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헬기가 비행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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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시 변동 우려

12차 SMA 협상은 기존 협정 만료로부터 1년 8개월 앞선 지난 4월 이례적으로 이른 시점에 시작됐다. 한국을 안보 무임승차국처럼 표현해온 트럼프가 재선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목적이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미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속도감 있게 협상 타결을 이뤘지만 협정 자체가 뒤집힐 우려는 여전하다. 국가 간의 모든 협정과 조약은 이론적으로 대통령 권한으로 파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SMA가 행정 협정으로 분류돼 의회 비준을 거치지 않는 미국과 달리, 한국의 경우 국회 비준까지 거쳐 효력을 지니게 된다. 여야 합의로 국회 비준이 이뤄진다고 가정할 때 동맹국에서 국회 비준까지 받은 협정을 정당한 사유 없이 뒤집는다는 건 아무리 트럼프라 해도 부담이 클 수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12차 SMA 타결과 관련해 "이번 합의는 양측에 중대한 성과가 될 것이며 동맹과 우리의 공동 방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953년 이래 미국과 한국의 동맹은 동북아, 인태 지역, 역내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the linchpin)"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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