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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대통령 국외 순방에 또 예비비 편성…순방 연기로 6억원 날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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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19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체코 공식 방문을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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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외 순방 프레스센터’에 사용할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20억원에 가까운 예비비를 편성한 것으로 4일 드러났다. 예비비 523억원을 국외 순방에 끌어다 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비비를 쓰겠다는 것인데, 정부의 ‘비상금’을 국외 순방에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문체부는 지난달 20일 ‘순방프레스센터 설치·운영 예산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에 19억4000만원의 예비비를 신청했다. 해당 지출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올해 순방 예산이 부족해진 배경에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독일·덴마크 순방을 돌연 연기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18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독일을 국빈방문, 덴마크를 공식방문하기로 하고 상대국과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었으나, 출국을 나흘 앞두고 돌연 순방을 연기했다. 당시는 의대 증원 발표로 의료계의 집단행동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였던 데다,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 수수 문제로 공개 활동을 하지 않던 시기여서 여러 뒷말을 낳았다. 이 순방 연기로 정부는 기자회견장 대여료 3억8000만원. 현지 차량 렌트비 6700만원 등 5억8500만원을 위약금으로 지출했다. 드러나지 않은 항공료 등까지 합치면 위약금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대통령 국외 순방 명목으로 예비비를 6차례, 모두 523억원을 편성해 논란이 됐다. 애초 정상외교 예산인 249억원의 두 배 넘는 예비비가 추가로 사용된 셈이다.



예비비는 국회 예산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국무회의 승인만 거치면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자연재해처럼 예측할 수 없거나 예산 편성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시급할 때만 사용할 수 있도록 원칙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예비비 사용처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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