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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정몽규 축협 감사 파장…경찰, 혐의 추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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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이임생 이사 조사 불가피
"허위 보도자료, 사문서 위조 등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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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현재 정몽규 축협 회장과 이임생 축협 기술본부 총괄이사 등 축협 관련 고발 7건을 수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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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감사 결과 대한축구협회(축협)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 위반이 드러나면서 경찰 수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정몽규 축협 회장과 이임생 축협 기술본부 총괄이사의 업무방해 혐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도 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현재 정 회장과 이 이사 등 축협 관련 고발 7건을 수사하고 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지난 2월 정 회장을 강요와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정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임명을 강요해 축협 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서민위는 정 회장과 클린스만 전 감독, 김정배 축협 상근부회장, 황보관 축협 기술본부장을 명예훼손과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된 후 지난 7월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정 회장을 재차 고발했다. 정 회장이 홍 감독 임명 과정의 절차성 하자를 지적한 박주호 축협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위원에게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협박한 혐의도 포함됐다. 고발장에는 이 이사 역시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상 문제가 있는데도 위계와 위력을 사용해 축협 전강위와 기술발전위원회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현재 감독 선임 관련 자료를 받아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자료 분석을 마친 뒤 참고인 조사를 시작으로 사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 회장과 이 이사 등 고발 7건을 받아 수사 중"이라며 "축협에서 제출한 감독 선임 자료 등을 받아 분석 중이다. 관련자 수사 등 필요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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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축협 회장과 이임생 축협 기술본부 총괄이사의 불공정한 개입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이들의 업무방해 혐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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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문체부 감사 결과 축협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만큼 정 회장과 이 이사 등의 피의자 조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체부는 지난 2일 감사 결과 중간 브리핑을 통해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축협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가 제 기능을 못하도록 무력화시켰다고 발표했다. 전강위 구성 전 감독 후보자 명단이 작성됐고 이후 전강위에 감독 선임 결과를 통보했다는 것이다. 또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정 회장이 최종 감독 후보자 면접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지적했다.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이 이사가 규정상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데도 최종 감독 후보자 면접을 진행, 후보를 추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 이사와 홍 감독의 면접 과정이 늦은 밤 자택 근처에서 참관인 없이 진행돼 불공정했다는 점도 꼬집었다.

윤해성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축협 자체가 사단법인이다보니 정 회장의 업무방해 혐의 여지가 클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우리 사회 내 부조리와 관행 등을 간과했는데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문체부 감사 결과 또 다른 위법 정황이 포착되면서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도 있다. 문체부는 "축협은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반박 보도자료나 보도 설명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축협은 대부분 감사 결과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보내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타당한 근거나 객관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축협이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말을 바꿨다고도 지적했다.

윤 연구위원은 "허위 자료로 위장하거나 자료를 제시했어도 정확한 자료가 아니라면 사문서 등의 위조·변조 및 행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작성 주체에 따라 축협에 책임을 묻거나 형법상 양벌규정이 있기 때문에 정 회장이 시켰다면 강요 및 업무방해를 추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일단 고발 접수된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등 혐의 조사에 주력할 계획이지만, 문체부 최종 감사 결과에 따라 수사 확대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문체부의 최종 감사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정 회장 등의 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해 수사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 혐의사실, 관련자 소환 여부 등 자세한 수사사항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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