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임금과 수당이 동결된 인도네시아 판사들이 보수가 너무 적다며 단체로 휴가를 내는 등 집단행동에 나선다. 5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는 인도네시아 판사연대(SHI)가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단체 휴가를 내는 방식으로 비공식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판사들은 수도 자카르타에 모여 판사 복지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파우잔 아라시드 SHI 대변인은 "전국 법원 판사 약 7700명 중 1700명 이상이 단체 휴가에 합류하기로 했다며 "이 운동에 동참하는 판사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원 행정직원과 변호사 등도 자신들의 운동을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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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인도네시아 대법원의 수하르토 대변인은 "판사들 요구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기로 했다"며 "사법위원회와 재무부, 법무인권부도 함께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판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휴가는 모든 공무원에게 주어진 권리지만 상사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법원 기능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집단행동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인도네시아 판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열악한 처우 때문이다. SHI는 인도네시아 대법원이 판사들의 임금과 수당을 2012년 이후 12년간 동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임 판사의 월 기본급은 205만 루피아(약 18만원)이며, 32년 근속해 직급이 가장 높은 판사도 기본급은 월 490만 루피아(약 43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판사들은 기본급 외에도 법원별로 수당으로 월 850만~1400만 루피아(약 74만~122만원)를 받지만, 이 역시 12년째 변함이 없는 액수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판사들은 일반 공무원들과 같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파우잔 SHI 대변인은 "정부가 판사들의 임금을 정체시킨 것은 판사들 생계를 위협하며 삼권분립 국가에서 행정부가 사법부를 지나치게 간섭하는 행위"라며 "판사의 급여와 수당은 책임과 업무상 위험에 비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법원 판사는 일반 판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처우를 받는다. 대법원 판사는 훨씬 높은 기본급에다 매월 1억 루피아(약 873만원) 전후의 수당을 받는다. 이 밖에도 사건당 250만 루피아(약 22만원)의 추가 수당을 받아 총 보수는 월등히 높다. 또 인도네시아의 대법원장은 헌법상 대통령 및 국회의장과 동등한 지위를 가진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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