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퍼즐 완성한 기업 ③]
친환경 트렌드에 고부가船 집중
조선 수주목표 137% 조기 달성
HD현대일렉은 변압기로 상승세
해외영토 넓혀 영업익 2배 낙관
정유는 윤활기유 통해 적자 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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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정유·기계로 이어지는 HD현대의 삼각편대가 전 세계적인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느 한 사업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사업이 부진을 만회해 회사 전체가 안정적으로 커 가는 ‘세바퀴’ 성장이 구현되고 있어서다.
실제 올 들어 HD현대의 최대 캐시카우였던 정유 사업이 부진한 실적을 냈지만 조선·해양 부문은 완벽 부활해 업사이클 수혜를 누리고 있다. 여기에 비교적 매출이 작았던 자회사들도 잇달아 반전 실적을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바람에 올라타 세계 전력 시장을 사로잡은 HD현대일렉트릭이 대표적인 사례다. HD현대의 전체 매출은 2022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6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68조 원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70조 원 대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6일 “경기 전방산업 중심의 HD현대는 전통적으로 실적의 진폭이 컸지만 AI·친환경 등에 맞춰 사업 체질을 개선하면서 안정적 포트폴리오가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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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별로 살펴보면 조선 부문을 맡고 있는 HD한국조선해양이 순항이 돋보인다. 2022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선박 가격 인상의 수혜를 톡톡히 받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89.9점으로 역대 최고치인 191.6에 근접했다. 이 회사는 올 9월까지 185억 9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135억 달러)를 이미 뛰어넘었다.
규모를 떠나 계약의 ‘질’이 좋아졌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 최근 2년간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주했는데 이전 대비 계약한 척수 자체가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올해 매출은 2년 전 대비 10조 원 넘게 증가하며 25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스레 수익성도 극대화돼 올 상반기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536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특히 올해도 59척의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VLAC) 운반선 등 주력인 ‘친환경 운반선’을 수주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HD한국조선해양은 도크를 채우기 위해 저가 수주에 나섰던 2021년 이전 선박들은 대부분 건조했다”며 “앞으로는 2022년 말 이후 ‘선별 수주’에 나섰던 물량들이 인도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지난해보다 올해, 올해보다 내년에 수익성이 더 좋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HD현대의 조선 사업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은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선박 애프터마켓(AM) 호조세와 관련 솔루션 확대로 올해 1조 7000억 원의 매출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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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사업군으로 분류되는 HD현대일렉트릭은 제2창사 수준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설립에 더해 전력망 교체 주기까지 도래해 최근 급증하고 있는 미국의 변압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회사 전체 수주 잔액 중 북미 비중이 60%까지 올랐다.
유럽으로의 외연 확장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스웨덴, 5월에는 영국의 전력 기업과 초고압 변압기 계약에 잇따라 성공했다. 변압기가 전 세계로 팔리며 회사의 몸집이 커지고 있다. 현재 회사의 전체 수주 잔액은 약 7조 원에 육박하며 올해 회사의 예상 매출 역시 3조 5367억 원으로 전년(2조 7000억 원) 대비 30%, 영업이익은 7150억 원으로 2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기계 부문의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신흥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양 계열사 중 HD현대인프라코어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이어 ‘2030 엑스포’를 유치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에 집중하는 중이다. 회사는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 50톶급 대형 굴착기 20대, 20톤급 중형 굴착기 40대, 대형 휠로더 40대 등 총 100대의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단일 계약 기준 회사 최대 규모다.
정유 부문도 사업 다각화를 위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 2분기 정유 부문에서 965억 원의 손실을 냈지만 윤활기유와 석유화학 부문에서 흑자를 기록해 총 7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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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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