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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고금리에 더는 못 버텨"…8월 경매 신청건수 18년 만에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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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경매전문 문구가 표시돼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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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다빈 기자 = 고금리 장기화로 늘어난 채무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새로 경매를 신청한 물건 수가 18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7일 법원 경매정보 통계와 법무법인 명도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경매 신청 건수는 총 1만14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8833건) 대비 14.9% 증가한 수치다.

또 역대 8월 기준으로도 올해 8월 경매 신청 건수는 지난 2006년(1만820건) 이후 기록된 가장 많은 물량이다. 경매 신청 건수는 유찰 물건이 누적되는 경매 진행(입찰) 건수와 달리 채권자들이 신규로 경매 신청을 한 물건의 수다.

2021년 3분기부터 본격화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가파른 경매 신청 건수 증가 배경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며 대출금을 갚지 못한 채무자가 늘어나자 경매 신청 건수가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연간 신규 경매 신청 건수도 2019년 이후 4년 만에 10만건(10만1147건)을 다시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경매 신청 건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8월까지 누적된 경매 신청 건수도 8만2287건으로, 작년 동기(5만5859건)에 비해 25%가량 많은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면 연내 12만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이던 지난 2013년(11만9166건)을 넘어 금융위기 때인 2009년(12만4252건)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경매 신청 물량이다.

고금리·경기 침체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위기, 전세사기 여파에 따른 빌라(연립·다세대)나 오피스텔 경매가 예년보다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법원경매정보회사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월 500∼600건에 그쳤던 서울 빌라 경매 진행 물건 수(입찰 건수)는 올해 들어 월 1200∼15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신규 경매 신청은 계속 늘어나는데 유찰이 거듭되며 경매 물건이 적체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매 신청 이후 실제 입찰이 진행되기까지 6개월∼1년가량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급증한 경매 물건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입찰장에 대거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경매시장은 금리나 경기 상황에 후행하기 때문에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더라도 당분간 경매 신청 건수는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와 별개로 최근 대출 규제가 강화된 것도 경매 물건 증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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